세계인이 사랑하는 일본의 온천, 료칸
기존의 것을 변화시키는데 백번은 고려해야 하는 일본. 전 세계에서 빨리빨리로 통하는 나란 한국인은 너무 답답했던 이 문화는 사실 일본을 강한 국가로 키우기도 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나에게 사람들은 일본의 어디를 추천하냐는 단골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특정 지역을 언급하기보단, 료칸이라는 공통의 대답을 말한다.
료칸 (旅館) 한국어로 말하자면 여관.
우리나라 여관의 의미는 세계의 자랑거리보다는 부끄러움이란 감정을 왠지 모르게 불러일으킨다. 료칸은 숙박과 온천 그리고 식사 모든 것을 한 건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숙소라고 생각하면 좋다.
료칸 1박의 일정은 보통 이러하다.
가서 온천한다.
온천 할 동안 밥이 차려져 있다.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온다.
그동안 방에 이불을 깔아준다.
다음날 아침에 온천을 한다.
나오면 밥상이 차려있다.
나는 3대 여인 (나, 엄마, 이모, 외할머니)이 함께했는데
다들 청소 같은 집안일 걱정 없이 푹 쉬셔서 너무 좋으셨다고 한다. 오로지 우리 스스로에게 집중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일본의 료칸도 처음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아는 일본의 버블경제가 꺼지면서 일본 숙박업도 다들 휘청이고 문을 닫는 점포들이 속수무책으로 쏟아졌다. 골드만삭스 등 미국이 이 시기에 일본 숙박 및 호텔업을 손에 쥐려 많은 인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동양은 처음이어서였을까? 인수만 하고 넉살 잡고 끓어오기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이때 호시노 료칸이란 업체에서 진정성 있게 료칸들의 수준을 올려놓았다.
이때 호시노 료칸이 한 것은 단순한 전통 지키기가 아니었다. 시대의 흐름과 맞게 직원들과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정했고, 기존 료칸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와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전통은 보존하는 순간, 전통으로 남는다.
하지만 전통을 우리 삶에 적응시키면 그 순간 유행이 된다.
우리의 한복은 최근에 들어서 개량한복, 퓨전한복 등으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한복은 이미 전통이 되어버렸기에 다시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 한국은 새것을 정말 빠르게 잘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다. 그런 반면 옛것을 지키는 것은 조금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 사실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한 핸드폰을 10년 쓰고, 한 자동차를 10년 타기보다는 그냥 소위 '갈아타는'게 쉽지 않은가.
하지만 옛것을 오래 가져가는 순간 그것은 우리의 색깔로 남는다. 10년 탄 나만의 자동차. 10년 쓴 나만의 핸드폰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장인이나 오래된 노점이 각광받지 못했던 것처럼 곳곳에 우리가 놓고 온 전통들이 많다.
그것들이 더 이상 전통이 되지 않게 우리가 넉살 잡고 끌고 오자. 방법은 간단하지만 어렵다. 그냥 우리 일상에 적응을 시키고 섞어버리면 된다.
고가구와 한옥을 사랑하는 요즘, 이러란 것들이 더 이상 단순한 '전통'으로 남자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