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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명 Jan 07. 2021

뉴클리어 코리아

60년 전통의  원조 '내로남불'을 소개합니다.


자기들은 5000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대해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        


 지난해(2020년) 12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두 번째 주자로 나서며 이같이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내심 적잖이 놀란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의 외통위원장이 아닌 북한의 통일전선부장 같은 발언이다. 대한민국 외교를 도와주기는커녕 망치는 행위”라고 반발했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 입장 이해하자는 그릇된 아량으로 가득했다. 북한의 대남도발행위에 우리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며 “국익을 위해, 또한 국민을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맞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과 야당이 매사에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것이 낯선 풍경은 아니겠지만, 단순하게 ‘공평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물론 여야와 좌우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 순간, 요즘에도 일이주에 한번씩은 매체에서 듣게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는 다각적으로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싶다.

 필자가 보기엔 ‘한반도 비핵화’는 ‘광어 매운탕’ 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할 것을 알기에 ‘한반도 핵화’는 ‘광어회’라고 바로 말하겠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우리 민족이 지향해야 할 절대선(絶對善)으로 착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선결문제(先決問題)로서 ‘핵(核)’ 즉 핵무기(Nuclear Weapons)의 윤리성을 파악해볼 수 있다. 다시말해 ‘핵무기’가 나쁜 것인가?  필자는 확신을 가지고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핵무기가 나쁜 것이라면, 치환하여 악(惡)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면 다른 종류의 생화학 무기, 항공모함,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SLBM 등등 무수한 군사무기들도 나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인류의 차원에서 군사무기들은 자국을 지킬 수 있는 방위적 개념에 있는 한 용인되어야 하고 이러한 방위력을 보유해야만 진정한 악(惡)의 횡행을 방지할 수 있기까지 하다.  

 방위적 개념에서의 군사력을 ‘전쟁 억지력’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다른 군사무기들과 비교했을 때 ‘핵무기’의 특징은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파괴력의 차이를 들 수 있다. 핵무기는 다른 군사무기에 비하여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심지어 핵무기가 사용된 그 시대를 넘어서 후대에까지 지속적으로 파괴력이 남아있어 인류의 멸망이 핵전쟁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하는 것이다. 이 정도쯤 살펴보면 핵무기는 윤리적으로도 ‘악’의 성질을 지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리 전쟁이라지만 상식을 넘는 파괴를 초래하기 때문에 인류에게 핵무기란 ‘신이 건네준 자폭장치’라고 할 수 있다. 1960년에는 프랑스, 1964년에는 중국이 핵실험에 성공하자 다급해진 미국에서 제안하여 ‘핵확산금지조약(NPT)’이라는 불평등조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조약의 내용은 비핵국가에 대해서는 핵개발 금지를, 핵보유국에 대해서는 핵군축(核軍縮)을 요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핵무기 확산을 적극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75년 4월에 86번째로 정식 비준국이 되었으며, 중국과 프랑스도 1992년에 모두 NPT에 가입을 하였다. 위에서 필자가 NPT를 불평등조약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비핵국가들은 NPT에 의하여 절대적으로 핵무기 개발이나 획득이 금지되고, 지속적인 핵사찰을 받아야 하는 반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은 점진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하는 노력을 하는 것만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핵무기 감축량에 대한 기준도 없고, 구속력도 없기에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의무사항(?)인 것이다. 조약을 개정하여 의무사항이 아닌 ‘재량사항’이라고 바꾸고 싶다.  


 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핵전쟁으로 인류가 자살위험에 처했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핵무기 보유국들은 핵무기들을 점진적으로 폐기하는 것이 NPT조약을 준수하는 취지에서라도 옳지 않은가?  실제적으로 한때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을 종식하면서 핵무기를 순차적으로 폐기하기도 했었지만, 일정수준을 넘어서지 않았고 이제는 ‘신(新) 냉전’이라 하여 핵무기의 양보다는 핵미사일 기술개발로 ‘핵전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NPT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국제사회 특히 핵보유국들이 NPT조약을 왜 준수하지 않는가?’ 라며 순진한 질문을 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NPT 라는 강력한 수단을 이용하여 핵무기 비보유국들을 철저히 감시하면서 핵보유국들은 핵군축(核軍縮)은  커녕 핵전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는 것에 나아가 ‘비핵화’를 마치 평화의 메세지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에 아무런 경계심이나 반발감이 없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세계평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하고, ‘핵보유국의 핵전력 강화’ 내지 ‘핵전력 유지’는 어떠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생태계에서는 몸집이 작으면서도 특별한 무기가 없는 생물들에게 ‘맹독’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제사회가 최근 몇 년사이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생태계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지정학(地政學)적으로 생태계에서 ‘맹독’을 보유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생물이다. 특히 핵무장을 완료한 것으로 평가받는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핵무기가 필요한 국가를 꼽자면, 필자는 주저없이 대한민국 이라고 말할 것이다. 옆의 사람이 자기는 광어회를 계속 먹으면서 나에게는 광어회가 몸에 좋지 않다며 강제로 못먹게 하고, 광어 매운탕만 그동안 먹게 했다면 이제 광어회도 먹어볼 수 있다는 비유는 최대로 겸손하게 표현한 비유이다. 고도로 복잡 미묘한 군사적·외교적·정치적 사안인 것도 맞고, 이에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양하겠지만 최소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에서 그 반대되는 것이 금기어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갑자기 1998년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하고 핵보유를 선언했을 때 미국이 한 경고가 생각난다. 


‘파키스탄을 신석기 시대로 돌아가게 하겠다’


 현재 파키스탄은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NPT는 아직까지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고 있다.


2019년 2월 19일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가  "인도가 공격한다면 파키스탄은 보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핵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경고는 강력하다.  우리나라의 경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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