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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윤 Feb 22. 2021

숙제

미뤄둔 숙제는 평생을 따라다닌다.


피할 수 없다. 묵혀두고 미뤄두고 잊은 척해보나 진정 대면한 게 아니라면 완전히 풀어낸 게 아니라면 연습 예제를 푼 것만으로는 풀어낼 계획을 세운 것 만으로 충분치 않다.


취약성을 드러내는 건 어렵지 않다. 취약한 상황에 제 발로 들어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거기서도 여전히 나일 수 있는 게 어려운 일이다.



나는 소속감 결핍에 관한 이슈가 있고, 타인들에 배제되는 상황에 과도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여전히



대면했다. 세련되지 못한 방식으로, 여전히 자아가 그득했다. 여전히 내가 부끄러웠다. 여전히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 그래도 예전만큼 밉진 않았다. 그래 그거면 되었다.


나는 자주 형편없다.

마음이 흔들릴 땐 지독하게 외롭고 그러면 그동안 쌓았던 내공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사라진다.



책을 읽고 있는데 마음에 선이란 게 있고 위의 있는 긍정 에너지는 겸허와 사랑이고, 아래는 두려움과 자존심이라고 한다. 선 아래의 격차가 극심한 사람이고 아래로 직행하는 버튼이 너무도 명확하다. 알면서도 항상 지는 게임 그래도 그래도 어쩌겠어. 이런 나를 사랑해야지.


즐거운 마음, 기쁨의 에너지, 사랑의 마음을 다시 가득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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