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선택
당신이 무엇을 했건 - 이 지상에서 당신이 지녔던 수많은 삶에서의 가치를 통해 -그것은 결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것은 단지 지금의 당신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던 삶의 경험이었다. 또한 그것은 가장 귀하고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당신이 이 놀랄만한 여정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의 당신이 가장 위대하며, 당신의 지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훌륭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무엇을 했건 - 그것이 아무리 비열하고 형편 없더라도 - 당신은 당신 자신을 위한 배움을 창조할 목적으로 그 일을 한 것이다. 배우는 동안 누군가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고,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고, 자신을 망친 적도 있었지만, 당신은 그 모든 것들을 박차고 일어섰다. 왜냐하면 여기에 있는 당신은 이제 당신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포용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람타 화이트북, 316p
어제는 천천히 한 글자씩 꾹꾹 눌러 갈무리한 부분부터 람타를 읽었다.
5개월 만에 연락한 H님은 내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1년 정도 연락이 되지 않는 건 내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대답했다.
어렵사리 조심스러운 단어 선택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그에게 난 너무 쉽게 내 생각을 말했다. 그 정도로 감정의 확신이 있다면, 이번엔 H님이 평소에 하지 않을 다른 선택과 역할을 괴로워도 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온 거라고. 해야 한다고. 그러나 혹여 하지 않는 걸 선택해도 나는 당신을 판단하지 않을 거라고. 그는 내 단순함에 조금 놀랐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랑은 늘 이기적으로 해왔고 그렇기에 후회가 없었다. 마음 가는 대로. 상도덕이나 다른 이의 시선, 사회적 잣대 같은 건 사랑보다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상처는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끔찍한 경험이다. 그럼에도 사랑할 때 누군가는 크고 작은 상처를 받게 된다.
걸리는 게 없는 딱 떨어지는 깔끔하고 완전한 관계란 건 없었다. 모든 관계엔 찜찜한 구석이 있다. 언제나 어느 정도는 나쁜 사람이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되기보단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늘 우선이었다.
어느 날엔 상처받는 사람이었고 또 다른 날엔 정확히 같은 이유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다. 의도치 않게 많은 역할을 몰입하고 나면, 상처를 받는 순간조차 상대에 대한 연민이나 공감을 하게 된다. 더 이상 사랑에 있어서 누가 나쁘고 좋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이기적인 선택을 매번 하지만 죄책감 같은 건 별로 없다.
사랑이 그렇다면 삶도 마찬가지다. 부끄러운 순간이 너무나 많다. 나약하고 바보 같고 멍청하고 어리석고 때론 사악하고 못돼 먹은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 존경할 만한 사람이 될 마음은 조금도 없다. 이기적으로 내면의 소리를 따라 나를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떤 날엔 상처받고 또 상처를 주겠지만 비난하거나 자책하지 않을 것이다.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을 것이다. 언제나 다음 순간엔 용서하고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