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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윤 Sep 04. 2022

그것은 결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이기적인 선택

당신이 무엇을 했건 - 이 지상에서 당신이 지녔던 수많은 삶에서의 가치를 통해 -그것은 결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것은 단지 지금의 당신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던 삶의 경험이었다. 또한 그것은 가장 귀하고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당신이 이 놀랄만한 여정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의 당신이 가장 위대하며, 당신의 지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훌륭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무엇을 했건 - 그것이 아무리 비열하고 형편 없더라도 - 당신은 당신 자신을 위한 배움을 창조할 목적으로 그 일을 한 것이다. 배우는 동안 누군가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고,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고, 자신을 망친 적도 있었지만, 당신은 그 모든 것들을 박차고 일어섰다. 왜냐하면 여기에 있는 당신은 이제 당신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포용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람타 화이트북, 316p




어제는 천천히 한 글자씩 꾹꾹 눌러 갈무리한 부분부터 람타를 읽었다.



5개월 만에 연락한 H님은 내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1년 정도 연락이 되지 않는 건 내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대답했다.


어렵사리 조심스러운 단어 선택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그에게 난 너무 쉽게 내 생각을 말했다. 그 정도로 감정의 확신이 있다면, 이번엔 H님이 평소에 하지 않을 다른 선택과 역할을 괴로워도 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온 거라고. 해야 한다고. 그러나 혹여 하지 않는 걸 선택해도 나는 당신을 판단하지 않을 거라고. 그는 내 단순함에 조금 놀랐다.


다른  몰라도 사랑은  이기적으로 해왔고 그렇기에 후회가 없었다. 마음 가는 대로. 상도덕이나 다른 이의 시선, 사회적 잣대 같은  사랑보다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상처는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끔찍한 경험이다. 그럼에도 사랑할  누군가는 크고 작은 상처를 받게 된다.


걸리는  없는  떨어지는 깔끔하고 완전한 관계란  없었다. 모든 관계엔 찜찜한 구석이 . 언제나 어느 정도는 나쁜 사람이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되기보단 진심으로 사랑하는   우선이었다.


어느 날엔 상처받는 사람이었고  다른 날엔 정확히 같은 이유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다. 의도치 않게 많은 역할을 몰입하고 나면, 상처를 받는 순간조차 상대에 대한 연민이나 공감을 하게 된다.  이상 사랑에 있어서 누가 나쁘고 좋다고 말할  없게 되었다.


이기적인 선택을 매번 하지만 죄책감 같은 건 별로 없다.




사랑이 그렇다면 삶도 마찬가지다. 부끄러운 순간이 너무많다. 나약하고 바보 같고 멍청하고 어리석고 때론 사악하고 못돼 먹은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 존경할 만한 람이 될  마음은 조금도 없다. 이기적으로 내면의 소리를 따라 나를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떤 날엔 상처받고  상처를 주겠지만 비난하거나 자책하지 않을 것이다.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을 것이다. 언제나 다음 순간엔 용서하고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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