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텔라 Dec 05. 2023

12월 블루 매직 데이

'가끔 현실이 꿈보다 크다'

불편한 건 아닌데 알 수 없이 묵직했다.

한 시간가량 명상했다



나가야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행궁동에 갔다.

물은 별을 담는다 전시를 보려고


와- 아무도 없는 전시관 스피커 

콧노래가 흥얼거리자 몸에 음표가 그려졌다. 

아주 천천히 보고 싶은 작품을 공들여봤다.


스크린에 어떤 남자가 인터뷰를 하는데 이걸 처음부터 보고 싶다 생각했다. 비디오 세 개가 플레이된 후 30분쯤 지나 다시 그 남자가 나왔다. 그는 말을 사랑해서 말 곁에서 있는 삶을 꿈꾸었다.

'가끔 현실이 꿈보다 크다'



떡볶이를 먹으러 가다가 성당을 우연히 발견했다.


수원성지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파란 꿈이라는 전시회에는 아이들의 꿈이 이야기되고 있었다.


조심스레 들어간 성당에서 한 분이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아름다워서 숨이 멎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그녀에게 제발 계속 불러달라 말하자 다행히 그녀가 노래를 이어갔다.


방화수류정을 걸었다.

겨울이 접어든 그곳은 고요하다.

날아가는 새를 잔뜩 보고 시크하게 헤엄치는 오리를 봤다.

버드나무가 바람에 살랑살랑했다.


카페를 찾다가 행궁동에 그루비가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친한 동생이 추천해 줬지만 아직 못 가 본 그곳

들어서자 해리포터 세계관에 들어온 듯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우 작가의 자기만의 모험을 마지막까지 다 읽었다.

나무 오일을 든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했다.

나오는 길에 백석의 시를 발견했다.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운 좋게 바로 오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갈 때도 올 때도 맨 뒤 오른쪽 창가에 앉았다.



사랑을 나눠 줄 만큼 따뜻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

그게 내 꿈이다. 



세상에 사랑을 더하는 것

용기를 내고 확신을 지니고 묵묵히 걷자고 

그렇게 하루종일 우주의 다정한 속삼임이 가득했다.





2023.12.01

매거진의 이전글 어둠 속에 누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