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남편이 사진과 메세지를 보내왔다.
놀랍게도 사진 안에 마리모는 동동 떠 있었다.
우리 집에서 근 일 년을 함께 살았는데도 마리모가 움직인 건 처음이다.
딸은 집에 오자마자 마리모에게 달려갔다.
“마리모가 떠오르면 행운이 온대. 소원을 빌어야겠어.”
마리모는 일본에서 자라는 공 모양 녹조류다. 초록 털 뭉치 같은 모양이 귀여워서 애완식물로 사랑받고 있다.
딸이 작년에 어버이날 선물로 두 마리의 마리모를 선물했다.
처음 왔을 때부터 두 마리의 마리모는 어항 안에서 그림처럼 꼼짝 않고 있었다.
동그란 이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남편은 마리모의 물을 갈아주는 당번이다.
마리모가 살아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무관심하면 죽는다고 하니 남편은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었다.
“어항에 자꾸만 이끼가 생기네.”
남편은 물을 갈 때마다 어항의 이끼를 닦아내도 이끼가 계속 생긴다며 귀찮아했다. 이끼네 집에 이끼가 끼는 것이 당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끼 낀 어항은 지저분해 보였다.
닦아도 계속 생기는 이끼 때문에 고민하던 남편은 어제 오전 마리모들을 새 어항으로 이사시켰다. 각각 다른 집에 살던 마리모 두 마리를 한 집으로 합사시켰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 마리모가 떠올랐다.
새집으로 이사 간 것이 즐거웠던 것인지, 친구가 생겨서 즐거웠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거의 일 년간 움직임이 없었던 마리오가 움직였다.
“살아있다.”
그동안 이것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 길이 없었는데 오늘의 움직임으로 인해 이 아이의 생명력이 증명되었다.
이 작은 이끼가 보여준 생명력은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최근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 가족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떠오른 작은 마리모는 우리에게 조금만 참으면 곧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다.
오늘은 부활절이다.
생명은 희망이다.
우리 가족에게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거란 희망을 안고 마리모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