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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유숙 Sep 01. 2018

조인성은 감정조절을 잘할까?

현명하게 감정컨트롤을 하는 5가지 방법  

안시성의 성주로 돌아온 조인성!

2002년 영화 작품 <화장실 어디에요?>의 불치병 환자 역을 시작으로 국문학도, 대학생, 조폭, 호위무사, 검사를 거쳐 강인한 성주의 자리에 올랐으니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드라마에선 어떨까?

시작은 학생 역으로 미미했지만 난독증을 지닌 배우, 재벌 2세, 의사, 전문 포커 겜블러, 추리소설가, 하반신 마비 작가 등의 다양한 역할을 그만의 매력적인 연기로 소화해내면서 명실상부한 톱스타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가 드라마와 영화판을 넘나들며 연기한 캐릭터들은 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자세히 살펴보면 배경과 직업은 각기  다르지만 온화한 성격보다 사연 많고 불안정한 정서를 지닌 인물이 더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이라고 생각한다.

장재열은 여심을 사로잡는 추리소설 작가이자 라디오 DJ인데, 극 중반부에 충격적인 반전의 비밀을 선사했다. 자신만만한 미소가 비통한 눈물로 바뀐 아래의 사진처럼.

출처 - SBS 드라마 <괜찮아,사랑이야>

숨겨진 비밀은 바로 그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라는 것! 본인도 몰랐던 사실을 정신과 의사이자 연인 지해수(공효진 분)로 인해 알게 되는데, 조인성은 극단적 혼란에 괴로워하는 장재열과 혼연일체 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불안정한 인물의 감정선을 워낙 잘 표현하다 보니 가끔은 연기인지 실제 성향이 반영된 것인지 쓸데없는 궁금증이 이는데, 어느 쪽일까?

 

결론은 탁월한 연기력이며 더불어서 감정조절까지 잘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데뷔 전부터 잘생긴 외모 덕에 '천호동 조인성'이라 불리며 여성 팬을 구름같이 몰고 다닌 그가 감정 조절을 못했다면 오랜 기간동안 지금의 자리를 유지 못했을 테니까!  


현실에서 만나는 감정조절의 어려움

인간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감정 조절이 힘든 순간을 여러 번 경험한다.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반응이다.  불완전한 존재인 우리가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을 쓴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의견처럼 선천적으로 다양한 감정표현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나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살아가는데(그것도 매우 치열하게!), 감정 조절이 완벽하게 된다고 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닐까?


행복, 환희, 사랑 같은 '긍정적 감정' 뿐만 아니라 걱정, 슬픔, 절망, 분노, 증오, 혐오, 두려움,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 또한 사실은 우리가 "괜찮아! 괜찮아! 이것도 보편적인 감정일 뿐이야!'라고 수용해줘야 한다. 어둠의 자식처럼 취급할 감정이 아니라! 화를 낼 상황이면 화를 내는 게 정상이다. 안 내는 게 비정상이고, 애써 괜찮은 척하면 정신건강에 안 좋다.


다만, 정상적인 수준에서 기분과 감정 표현을 해야 한다. 즉, 지나치게 분노하고 지나치게 기뻐하면 이때부터는 "감정 조절이 어려우시군요." 란 말을 안 쓰고, '장애'라는 병명을 쓴다. 예를 들면, 양극성 장애(조울증), 기분 장애,  충동조절장애 등인데, 모두 정신병의 일종이다.


발생원인으로는 정신역동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 내분비 기능 이상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 기복의 문제가 스트레스 또는 행위중독(인터넷 중독)을 만나 충동조절장애가 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하고 싶다.  동수의 사례를 빌어서.


느닷없이 부모에게 칼을 든 아들, 왜?

상담사의 개인전화번호를 내담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게 상담 원칙이지만, 나는 실시간 상담이 필요한 위기사례의 경우 꺼리지 않고 알려주는 편이다.

현장 경험상 자살, 자해, 타해 충동이 높을 때, 폭력 상황인 경우에는 상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밤중에 걸려온 동수(가명) 엄마의 전화!

'뭔 일이 터졌구나!' 싶은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동수가 컴퓨터 내놓으라고 칼을 들었어요.”

“저런, 어머님 지금 어디신데요?”

“안방이요. 문 잠그고 피해있어요. 어쩌죠??”


갑자기 엄마를 칼로 협박한 아들, 이유가 뭘까?

17세 남학생 동수를 처음 만난 장소는 그의 집이다. 게임을 못하게 하면 난폭하게 변하는 자식 때문에 못 살겠다는 엄마가 상담 의뢰를 한 경우였다.

 

동수는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넘었는데도 오지 않았다. 아마도 일부러 늦게 오는 것 같았는데, 부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1시간쯤 기다리니 동수가 왔다. 큰 덩치에 매서운 눈매! 한눈에 봐도 만만치 않은 인상이었다. 동수는 왜 늦었냐는 엄마의 질문에 태연하게 "PC방!"이라 답하고 한참 이것저것 딴짓을 한 뒤 마지못해 상담에 응했다. 대충 하고 끝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전하면서.


동수는 고집 세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어릴 때부터 어딜 가든 트러블이 많았다고 한다. 샘도 많아 누가 자기보다 좋은 물건을 갖고 있는 걸 못 참았는데, 하필 그 욕심이 게임에 꽂힌 게 문제였다. 신형 게임기와 컴퓨터, 스마트폰을 사 줄 때까지 집요하게 부모를 졸랐고,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거금을 게임 아이템 구입에 대책 없이 쓴 적도 여러 번!  그러다 친구랑 인터넷 도박게임까지 하게 되었고 이것이 학교 문제로 커져 결국 고1 때 대안학교로 전학을 했다던데, 그 과정에서 억울한 게 있었나 보다.


짜증과 분노가 많아지고 게임시간이 통제 안 될 정도로 늘더니 어느 날부터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게임 캐릭터 흉내 내기! 잔인하고 폭력적인 게임을 좋아했지만 게임 속 전사처럼 칼을 휘두르고 다니면서 뭔가를 찌르는 시늉은 안 했다던데, 요즘 들어 주머니칼까지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니, 누가 봐도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더 심각한 문제는 동수와 부모의 서열관계였다. 아들이 어떤 위험한 행동을 해도 말릴 힘이 그들에겐 없었다. 그저 애원하고 전전긍긍할 뿐!


동수의 사연을 들으면 들을수록 안타까웠다.

경험상 폭군이 된 아들을 부모가 감당 못할 때 어떤 결말을 맞는지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수의 상태는 게임중독은 물론 공존질환(충동조절장애 )까지 관찰돼 상담치료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상황! 하루라도 빨리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치료가 시급하지만 "난 아무 문제가 없으니 제발 좀 내버려둬!"라고 버티는 동수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었다.

 

2회기 상담 날,

동수의 집으로 가고 있는데, 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수가 밤새 게임을 하고 여태 자고 있는데, 어떡하면 좋겠냐는 물음이었다. 험악한 상황이 우려된 나는 억지로 깨우지 말라고 말씀드렸지만 마음이 급한 나머지 무리를 한 것 같았다.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동수의 고함, 모의 애원 소리가 들렸다.


 “아, 좀 나가! 나가라고!”

 “동수야! 상담 선생님 오셨잖니, 일어나자, 응?”


순간, 거친 욕설과 '쿵' 소리가 들리고 거짓말처럼 잠잠해진 안방 분위기.

잠시 후, 참담한 표정의 모와 마주 앉았다. 아들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모는 애써 감정을 추스리더니 1회기 때 차마 말 못 한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동수의 폭력성에 대한 이야기를....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물건 파손은 예사이고 흉기 소지와 위협, 거친 욕설, 폭행의 횟수도 셀 수 없이 많았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동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다니, 이 정도면 부모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날 긴 시간을 들여 망설이는 동수 부모를 설득했다. 아들을 정말 위하는 길은 잘못을 쉬쉬 덮어주고 기분을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단호하고 일관적인 대응이라고. 그리고 앞으로 폭력 상황이 또 발생하면 바로 연락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돌아왔는데, 그날 밤 동수가 엄마를 칼로 협박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당신의 감정선은 지금 어디에?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s)'는 본능적 욕구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자기방어 기능이 약해져서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정신장애의 한 가지다.

병적 도박, 병적 방화, 병적 도벽을 비롯해 간헐성 폭발 장애, 발모광, 쇼핑중독, 마약중독, 인터넷 중독 등의 증세가 여기에 포함된다. (출처-두산백과)


평상시 감정조절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위의 문제를 일으킬만한 물질과 행위를 멀리 하고(쇼핑과 인터넷은 예외다. 적당히 하면 좋은 거니까! 지나친 사용을 말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면 피할 수 있는 병이다.

반면에, "설마 내가?"라는 마음으로 방심했다간 엉망진창이 된 삶 속에서 고통받는 끔찍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우리 대부분은 '감정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나는 앞에서 말한 스트레스 관리와 인터넷 중독 치유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당장 실천하면 좋은 5가지 방법을 권하고 싶다.



첫째. 스트레를 받지 않는 여건을 만들면 제일 좋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만약 그런 행복한 여건이라면 감정조절의 어려움 따윈 애초에 남의 문제일 테니까!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견디는 힘을 기르자! 그리고 그 힘은 건강한 체력에서 나온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 위험 감지센서를 발동해 사소한 일에도 분노, 짜증, 신경질을 내게 만드는데, 그건 당신의 몸이 당신한테 보내는 이상신호다.


"나 지금 많이 힘들어! 스트레스 관리 안 하면 나도 내가 어떻게 될지 몰라!"라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당신이 알고 있는 건강관리법들- 적당한 운동, 잘 챙겨 먹고 숙면하기, 규칙적인 생활하기 등을 비롯한 온갖 방법들을 매일 하나씩만이라도 실천해보자!

감정의 변화는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한 생리적인 반응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면 감정 조절이 한결 수월해진다.


둘째. 많이 들어서 아시겠지만 '스트레스로 가득 찬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억지로라도 자꾸 노력하면 된다. 긍정적 사고의 힘만 있다면 "어떻게 감정 조절을 하지?"라는 고민은 안 해도 된다. 저절로 감정 조절이 될 테니까!


셋째. 인터넷 사용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적당히 바른 자세로 하고 멈추는 게 답이다. 만약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는데 더 받는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


넷째. 분노가 폭발 직전이라면, 충동심에 뭔 일을 저지르기 직전이라면 '숫자의 법칙'을 적용해보자! 모든 행동을 멈추고 머릿속으로 숫자를 센다. 6초든 10초든 감정이 조금이라도 가라앉을 때까지! 그리고 기분 내키는 데로 했을 때 닥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참아보자! 최대한!


다섯째. 분노의 감정을 참지 못해서 후회할 일을 만들었다면 "왜 그랬을까? 왜? 왜?” 너무 자책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수습의 노력을 하자! 그리고 어떤 결과로 끝을 맺든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으면 좋겠다. 노희경 작가의 위로처럼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우린 늘 순간순간 미치잖니?  
괜찮아!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 건데,
그래서 안쓰러운 건데,
그래서 실수해도 되는데.....


 - <괜찮아, 사랑이야> 대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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