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점 : 남편도 쉬게 하고 싶다.
한 달의 휴가가 끝이 났다.
퇴사일 3~4일 전, 노무팀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퇴직금 수령에 대한 안내였다.
"00 대리님, 퇴직금 수령에 대한 안내문입니다.
확인하시고 문의사항 있으시다면 연락 주세요."
정말 퇴사구나!
한 달 동안은 휴가처리로 회사 소속이었는데,
이제 정말로 나는 어느 소속도 아닌
백수가 되었다.
한 달 동안 느낀 것들이 뭐가 있을까?
1. 하루가 바쁘다.
온전히 나한테만 시간을 쏟아야 하니
하루가 바쁘고 시간이 빨리 간다.
2.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했다.
3. 하고 싶은 걸 어느 정도 정리해야겠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다 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중에서 정말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야 한다.
4. 마음을 잘 다스려야겠다.
정해진 내일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니
조금이라도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다면
스스로 잘 다스려야 한다.
5. 남편도 '남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겠다' 생각했다.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이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는 남편을 바라보며
'남편은 지금이 행복하고 좋을까?'
'남편도 피곤하고 힘들 텐데
우리가 같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등등 남편도 하루하루를 회사에서 보내는 것이 아닌
정말 신이 나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찾아 나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우리가 같이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많을 테니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고,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생각했다.
남편한테도 가끔씩 이야기한다.
00아, 힘들면 조금 쉬어도 돼.
나는 00 이도 행복하면 좋겠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지. 그렇게 해서 우리가 행복하면 되는 거니까.
경제적으로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한다 생각하니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닌 것은 맞지만
'함께라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가끔 이렇게 혼자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남편과 나'를
앞으로 백수생활을 하면서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내가 행복해질 그 길,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질 그 길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잘 다듬고 다듬어서 즐겁고 행복하게 나아가길 스스로에게 응원한다.
앞으로 경력자지만 경력 없는 백수로,
그리고 경력을 만들어 갈 도전자로 살아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퇴사를 하면서 느꼈던 이 감정과 생각들을
이곳, 브런치에 남길 수 있어 감사하며
혹시나 퇴사를 하는 분들이 나의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위로와 공감이 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이 될 것이다.
그동안 '경력자지만 경력이 없다'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한 글 솜씨로 그냥 저만의 글을 썼는데
이런 글에도 좋아요를 눌러주셨던 분들이 있어 기쁘게 글을 썼습니다.
퇴사를 하는 저를 소개하고자
'경력자지만 경력이 없다'라고
주제를 정하게 되었고
퇴사 경험담을 짧게나마 남기게 되어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퇴사이야기와
또 저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작가님들의 이야기에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인생사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또 다른 주제로 글을 쓸 예정입니다.
저의 삶에 대해 그리고 살아가는 순간순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기록하는
이 공간과 시간이 좋습니다.
오늘도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감사한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브런치를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인터뷰를 제안받아 진행하였습니다.
공공기관 취업에 대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했으며, 솔직하게 이야기하였으므로
관심있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콘텐츠] 공공기관을 퇴사하는 5년 차 직장인의 업무와 퇴사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