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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사람

프로젝트100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by 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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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카카오톡의 친구 목록을 아래 위로 훑어보곤 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훑어보기 위한 훑어보기죠.

내심의 이유를 찾아보자면 "오랜만에 인사나 해볼까" 싶은 마음과 프로필 사진을 보며 지인의 오늘을 대신 이야기 듣고 싶은 마음일 수 있겠죠.


이제 더 깊은 내심을 들여다볼까요?

"저는 어쩌면 외로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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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외로움의 감정을 잘 느끼지 않는 편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도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소란 스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게 태어났을 뿐이니까요.

실제로 저는 목소리가 가득한 공간에 들어서면 오래 버티질 못합니다. 정말 그대로 "체력방전"의 상태가 되어 집에와 쓰러지죠. 예전에는 그런 제가 너무 촌스러워 보이고 작게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뭐 지금도 크진 않지만요)


그러면 왜 그렇게 소란스러운 것을 견디지 못하는 걸까요?

이 이야기는 조금 더 옛날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모두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이라기엔 자주) 아버지가 큰 소리를 낸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제게 그런 것은 아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큰 소리로 화를 내실때면 저도 모르게 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혹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는 척을 할때도 있었죠.


그때부터인지 모릅니다. 제 귀가 조금 더 커지고, 듣기 싫은 소리도 예민하게 들으려 하기 시작한 것은 말이죠. 그렇게 모든 소리를 들으려 애쓰다보니 쓸데없는 소리가 잦게 들어왔습니다. 불행히도 그것을 잘 구분해 흘려낼 정신도, 능력도 없어서인지 저는 그 소란을 몸에 담아둬야 했었죠.


때로는 그게 너무 지쳐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지만 이미 커진 귀를 줄일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악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바로 "소란"을 피하는 방안을요.


소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일단 사람을 피해야 합니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사람수를 넘어서면 그 자리는 무조건 피하는게 좋았습니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사람수는 Max 6명 정도 입니다)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 카카오톡의 친구 목록을 훑어보는 일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소란을 피하다보니 자연스레 좁은 인간관계가 형성된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좁은 인간관계, 짧은 친구 목록을 둘러볼때마다 한 두 명씩 숨기는 친구가 생기곤 합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일로 만났다가 일이 끝난 경우나 그때는 친했지만 지금은 소원해진... 그런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친구를 정리하는 일, 혹은 친구를 훑어보는 일.

전자라면 저는 '사람'을 조금 더 피하고 싶어하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후자라면 "저는 어쩌면 외로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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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찾는 공방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기왕에 친구목록을 훑어본다면 더 재밌길 바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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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프로젝트 100.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프로젝트의 미션을 매일 100일동안 수행하는 활동.

그것을 여러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더 큰 동력을 얻어 "새로운 버릇"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지난 시즌에서 저는 휘발되는 하루가 아까운 생각에 "오늘 하루, 단어"라는 프로젝트를 개설해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나의 하루를 하나의 단어로 남기는 프로젝트 였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물으신다면 "적어도 100일의 하루는 기억난다."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시즌2에서는 "오늘 하루, 사람"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앞서 다소 길게 이야기한 친구목록을 늘리는 프로젝트 입니다.

그것도 내가 조금 더 즐거워할 수 있는 친구 목록을 늘리는 프로젝트죠.

조금 자세히 말하자면 오늘 하루라는 시간 동안 내게 가장 가까웠던 사람(실존인물일수도 있고, 드라마나 영화, 책같은 콘텐츠 속 사람일 수도 있겠죠)을 기록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이렇게 100일의 하루, 100명의 사람을 기록한다면 100일 후에는 적어도 100명의 나와 아주 가까운 친구를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이겠죠.


혹시 이런 내가 진짜 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 어떨까 조심스레 초대를 전합니다.


프로젝트 100 <오늘 하루, 사람>을 함께 하고 싶다면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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