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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와성과 그 차가운 숫자에 지친 당신께 전할 미문❞

미문이 필요한 시간

by 최동민

❝산책을 하며 불행과 나쁜 기억이라는 축축한 옷을 말린 느낌이다. 걷는 동안 살아 있다는 내 감각은 더없이 생생해지고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글 | 장석주




책이 산책으로 불리게 된 것은 불과 200여년 전. 산업혁명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때 사람들은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노동을 해야만 했죠. 그러다보니 결리지 않는 곳이 없었고, 서럽지 않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생각했죠. 이대로 가다간 일을 하다 죽어버리겠구나...


그런 불행의 생각을 이겨내기 위해 사람들은 '산책'을 개발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산책을 향유하는 이들은 많았습니다. 허나 이 시기 사람들에게 산책은 생존과 회복을 위한 치유의 약이었습니다. 이 약을 복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었는데요.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런 생각도, 목적도 없이 그저 걷기." 였습니다. 목적과 목표, 성과와 성공 같은... 사회의 필수불가결한 단어에서 벗어나 그저 걷는 것. 그들은 그것만이 진정한 '산책'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럼 한 번 그렇게 걸어보죠. 목적도, 목표도 없이. 발길 닿는데로. 그러면 우린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산책을 하며 불행과 나쁜 기억이라는 축축한 옷을 말린 느낌이다. 걷는 동안 살아 있다는 내 감각은 더없이 생생해지고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이 미문에 담긴 기분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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