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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상자를 거머쥔 당신에게 전할 미문❞

미문이 필요한 시간

by 최동민

❝ 어둠을 그리려면 빛을 그려야 합니다. 빛을 그리려면 어둠을 그려야 하죠. 빛 안에서 빛을 그리면 아무것도 없지요. 어둠 속에서 어둠을 그려도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꼭 인생 같지요. 슬플 때가 있어야 즐거울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좋은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



⟪밥 로스의 말⟫

글 | 밥 로스




어둠을 안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슬픔을 거머쥐고 싶은 이도 없겠죠. 우리가 이토록 어둠을 거부함에도 세상은 귀가 멀었는지, 앞이 보이지 않는지. 작은 선물 상자에 어둠을 잔뜩 넣어 건네곤 합니다.


그 선물 상자를 열때면, 실수투성이 산타의 선물을 마주한 듯.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짓곤 하죠. 문제는 이 상자는 아무리 내다버려도 다시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못 도착한 택배라 말해도 그것을 회수해 가는 신은 어디에도 없죠. 그렇기에 우리는 껴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통이나 슬픔 같은 것이 잔뜩 든 어둔 선물 상자를 말입니다.


그럴때, 그 상자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 않을 때, 화가 밥 로스의 미문을 떠올려 봅니다.

❝어둠을 그리려면 빛을 그려야 합니다. 빛을 그리려면 어둠을 그려야 하죠. 빛 안에서 빛을 그리면 아무것도 없지요. 어둠 속에서 어둠을 그려도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꼭 인생 같지요. 슬플 때가 있어야 즐거울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좋은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그의 말처럼 빛을 마주하기 위해선 어둠을 곁에 두어야 합니다. 즐거움 위에 행복을 덧칠해도 빛 위의 빛. 그것은 티가 나지 않으니까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하면 내 곁에 놓인 그 어둔 상자가 그저 차갑게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심지어 그 곁에서 더 빛날 새하얀 선물 상자를 기대하게 되기도 하죠.


그러니 좋은 때가 오길. 기다려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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