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속도를 까먹은 당신에게 전할 미문❞

by 최동민

❝그러면 내 속도에 맞춰서 해.

편해질 수밖에 없을거야❞


⟪염소의 맛⟫

미문 | 바스티앙 비베스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

그들은 각자의 이유로 그곳을 찾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몸이 너무 뻐근해서, 의사가 가라고 해서,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서, 그저 손을 벋고 발을 차는 것외엔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그곳을 찾습니다.


바스티앙 비베스의 그래픽노블 <염소의 맛>의 주인공은 척추 치료를 목적으로 수영장을 찾습니다. 수영을 잘하는 것도, 아예 못하는 것도 아닌 주인공. 그래서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할 지, 또 어디서 멈춰야 할지는 알지만, 얼마나 쉬고 들이마시고 또 내쉬어야 하는지는 몰랐죠. 그래서 그는 쉽게 팔과 다리를 멈추고 그 자리에 서버리곤 했습니다.


그때, 그에게 다가온 이가 있었습니다. 수영장에서 처음 만난 그녀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하죠.


❝그러면 내 속도에 맞춰서 해.

편해질 수밖에 없을거야❞


주인공은 그의 말에 따라, 그의 속도에 따라 팔을 뻗고 발을 찼습니다. 그러자 주인공은 '유유히'라는 부사를 붙일 수 있었죠. 아마도 그때부터였을 것입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보다 '유유히'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말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속도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나에게 가장 잘맞는 속도. 그것은 내가 아닌, 내곁의 타인이 아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나에게 어울리는 속도. 그것이 궁금하다면 물어봐도 좋겠죠.


그 답을 알려줄 곁의, 사람에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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