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짓말이 필요한❞ 너에게 줄 미문

by 최동민

❝여름이란다. 그리고 삶은 평온하지.

물고기는 뛰어오르고 목화는 잘 자랐다네.

오, 아빠는 부자고 엄마는 미인이란다.

그러니 쉿, 아가야, 울지 마렴.

엄마 아빠가 네 곁에 있으니❞


⟪Summer Time⟫

미문 | 듀보스 헤이워드




조지 거슈윈이 작곡한 <Summer Time>은 많은 재즈 싱어 들이 불렀습니다. 커버 곡의 버전만 해도 2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뮤지션의 사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버전은 역시나 루이 암스트롱과 엘라 피츠제럴드의 듀엣 곡이겠죠. 이 곡은 주로 자장가로 많이 불렸다고 하는데요. 그 안에 담긴 미문은 이렇습니다.


❝여름이란다. 그리고 삶은 평온하지.

물고기는 뛰어오르고 목화는 잘 자랐다네.

오, 아빠는 부자고 엄마는 미인이란다.

그러니 쉿, 아가야, 울지 마렴.

엄마 아빠가 네 곁에 있으니❞


여름 밤, 물고기는 여전히 뛰어 오르고 목화는 무럭무럭 자라는 어느 여름 밤.

부자도 아니고 미인도 아닌 부모는 더운 바람에 지친 아이에게 이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 노래 안에는 온갖 거짓말이 난무합니다. 삶은 평온하지 않고, 물고기나 목화는 아무리 잘 자라봐야 내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진 않습니다. 강한 햇볕 아래, 노동에 지친 피부는 진한 주름이 가득하고 그런 얼굴을 아무도 아름답다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모는 아이의 잠자리에서 이런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그것은 거짓을 가르치려는 것도, 거짓에 익숙해지라는 뜻도 아니었죠. 그들의 마음은 단순했습니다. 거짓의 말. 자신의 아이가 그 하얀 거짓말을 통해 평온한 여름의 하룻밤을 보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의 바람처럼 아이는 노래가 끝나기 전, 스르륵 잠에 들었을 것입니다.


때로 현실을 이기는 건 이런 하얀 거짓말입니다. 누구는 그것을 회피라 말할지 모르고, 또 누구는 쓸데없는 자기 위로라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온갖 비난이 쏟아진다 한들, 내 아이가 여름의 하룻밤을 평온이 잠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부모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매일 밤 불렀겠죠.


신나고, 구슬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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