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다툼 소리에 질려버린❞ 너에게 줄 미문

by 최동민

❝어느 것에서도 벗어나지 않고

어느 것도 물리치지 않으려는

저 경탄스러운 의지가 인간의 고통스러운 마음과

세계의 봄을 늘 화해시켰고, 앞으로도 화해시킬 것이다.❞



⟪결혼. 여름⟫

미문 | 알베르 카뮈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신들이 있습니다. 제우스나 헤라, 헤라클래스, 토르, 오딘, 로키, 비슈누, 시바... 그런 신들이 신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 거기엔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신이라도 믿어야 살 수 있었던 인간의 나약함. 다른 하나는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이었죠.


하지만 이 신 앞에서만은 두 가지 이유가 모두 무력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프로메테우스, 우리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다 알려진 신이죠. 프로메테우스는 모든 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을 비롯한 인간에게 이로운 것들을 선물합니다. 그것을 이유로 자신이 처벌 당할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대체 왜 그랬을까요? 신화의 정통한 이들도 그 이유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을 사랑해서."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 하나만으로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용기. 프로메테우스는 그것을 가진 신이었습니다. 그것이 진심이라는 것은 그가 형벌을 받는 장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다른 신이었다면 한 번의 저항이라도 했을 지독한 형벌. 독수리에게 매일 간을 쪼이는 형벌. 매일 찾아오는 고통 속에서도 프로메테우스는 저항하지 않습니다. 그저 인내할 뿐이었죠.


알베르 카뮈는 그런 프로메테우스의 가만있음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담긴 용기와 인내에 존경을 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죠.


❝어느 것에서도 벗어나지 않고

어느 것도 물리치지 않으려는

저 경탄스러운 의지가 인간의 고통스러운 마음과

세계의 봄을 늘 화해시켰고, 앞으로도 화해시킬 것이다.❞


어쩌면 나와 내 곁에서 빚어지는 수많은 다툼들. 그것을 이길 수 있는 방법도 여기에 있을지 모릅니다.

경탄에 가까운 인내심. 그렇게 가만히 멈춰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봄은, 선물처럼 다가올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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