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시에서 버스 운전을 하는 남자 패터슨. 그는 아침에는 시리얼을 먹으며 출근하고, 낮에는 버스 기사로 일을 하고, 일과를 마치면 단골 바에 들러 맥주를 한 잔 마십니다.
바의 주인은 언제나처럼 가게를 찾는 패터슨에게 이렇게 묻죠.
“내 친구 패터슨, 오늘은 어땠어?”
질문에 패터슨은 답합니다.
“괜찮았어요. 당신은요?”
이번엔 주인이 답하죠.
“알잖아. 늘 똑같지 뭐.”
두 사람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산 자신들에게 힘없는 미소를 보냅니다. 그 미소는 권태의 길에 들어서기 전, 사람들이 흔히 짓는 미소를 닮아 있었죠. 다만, 두 사람이 달랐던 것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패터슨은 자신이 하루를 살며 마주한 것들을 하나의 단어로, 한 줄의 문장으로, 한 편의 시로 남기고 있다는 것이었죠.
영화 패터슨은 이렇게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한 남자가, 그 시간을 시로 옮기며, 말 그대로 시적인 인생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지켜본 김혜리 영화 평론가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죠.
“평일의 예술에 관하여.”
평일의 예술.
그것에는 어떤 특별한 재능이나 치밀한 준비, 뜨거운 열정 같은 건 필요없습니다. 필요한 건 그저 일상을 기록할 작은 노트와 손에 맞는 펜이면 충분하죠. 그것으로 하루하루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적어 내려가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하루를 감각한 순간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면 충분할거예요. 평일의 예술을 완성하는 것은 말이죠.
그러니 2021년의 남은 하루. 이 날의 감각을 하나의 단어로 남겨보도록 하죠.
우리의 일 년. 함께 한 이 시간이 예술이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이천이십일 년. 십이 월. 삼십일 일.
《윤고은의 EBS 북카페》일간 카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