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모험. 그 앞에 서면 우리는 목표에 집중한 나머지 생에 가장 중요한 식사를 소홀히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데요. 스페인 라만차 지역에도 그런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돈키호테. 늙은 시골 기사로 가슴에 허황한 꿈을 한가득 품고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위대한 모험과 최고의 기사라는 꿈을 잃지 않고 매일 어디론가 돌진하는데요. 그런 그를 딱하게 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산초였죠.
산초는 돈키호테의 많은 것을 이해했고, 또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가장 이해하지 못할 것은 그가 목표를 집중한 나머지 끼니를 놓칠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돈키호테를 보며 한 번은 이런 말도 하게 되죠.
“그러니까 제발 헛소리 좀 하지 마시고 일단 뭣 좀 드세요. 배를 좀 채우고 풀밭을 이불 삼아 누워 눈을 좀 붙이세요.“
산초의 눈에 돈키호테가 자꾸 목표 앞에 고꾸라지는 것. 그 이유가 식사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되든 안 되든 배를 든든히 채우면 그 하루의 목표는 완성한 것일 텐데. 돈키호테는 그 간단한 진리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돈키호테 곁에는 언제나 산초가 있던 덕에 돈키호테는 조금 더 창 든 팔을 뻗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는 조금 더 먼 과거, 판타지의 세계에서도 있습니다. 절대 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모르도르의 화산으로 향하는 프로도. 그도 반지를 파괴해야 한다는 일념하에서 매일 걷고 또 걷습니다. 배가 고픈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죠. 그대로 가다간 모르도르에 가기도 전에 굶어 죽기 직전인 프로도. 하지만 돈키호테에게 산초가 있듯이 프로도 에게는 샘이 있었습니다.
샘은 멋진 사냥 실력으로 토끼를 잡고, 적에게 들키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따뜻한 국물을 먹어야 한다며 불을 피우고 토끼 스튜를 끓입니다. 그 한 그릇의 음식에 프로도는 다시금 배를 채우고 힘을 내는데요. 그런 프로도를 보며 샘은 말합니다.
“그것 보세요 나리. 배를 채우니까 어때요. 모든 게 좀 나아졌죠?”
샘의, 이 말을 지금 여러분께도 전하고 싶습니다. 모든 게 나아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