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0월 25일.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 앙리에트 벵제와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다음 날. 바르트는 노트를 사 등분 해서 쪽지를 만들고 잉크나 연필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글은 결코 문학이 되어선 안 되는 글이라 생각하며 그는 죽음을 맞기 전까지 쪽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훗날 그의 글은 <애도 일기>라는 제목으로 엮이죠.
이 책에서 바르트는 애도를 이렇게 말합니다.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 그 어떤 방어 수단도 없는 상황.”
어머니를 잃은 바르트는 그런 상황에 부닥친 뒤,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슬픔의 날들을 보냅니다. 그날들의 사이, 수없는 쪽지와 생각 슬픔과 눈물, 외로움과 그리움이 책갈피처럼 남겨졌죠.
그 책갈피의 한 면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울적한 오후. 제과점에서 피낭시에 하나를 산다. 점원이 여기 있다는 뜻으로 말한다. 부알라 라고. 무심코 흘린 그 단어에 결국 눈물을 참을 수 없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운다.“
부알라. 그것은 바르트가 어머니를 돌볼 때, 어머니가 자신을 찾으면 늘 하던 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그것은 어머니와 바르트 사이에 놓인 아주 작은 단어였던 것이죠.
바르트는 말합니다.
슬픔은 이렇게 뜻하지 않게 불쑥 찾아온다고. 작은 단어 하나에서도 불쑥. 그렇게 찾아온다고 말이에요.
우리도 그럴 것입니다. 봄의 벚꽃 거리를 걸을 때, 여름의 해변을 지날 때, 가을의 불꽃놀이를 올려다볼 때, 겨울의 눈 내리는 골목을 걸을 때. 우리는 불쑥 찾아오는 슬픔에 걸음을 멈출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꼭 맞잡을 것입니다. 그것은 남겨진 이들에게 주어진 ‘애도’라는 이름의 기도. 어쩌면 우리가 영원히 안고 가야 할 오래된 기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