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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자리라면 "No"도 괜찮다.

K직장인의 쉽지 않은 직장생활기

by 피델


상무님이 점심 먹으러 다 같이 가쟤

임원 비서을 겸하고 있는 동료가 11시 쯤 되어 우리 팀 자리로 옵니다.

어제가 "권장 휴가" 날이었는데, 출근한 팀원이 별로 없으니, 상무님이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제안해 온것이죠.


퍼뜩 예전 상사님이 하셨던 말이 떠오릅니다.

"상사와 식사를 같이 하는 것도 부하의 역할 중 하나다"

"상사와의 식사 기회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자리이다"

등등.. 식사를 같이 해야 하는 이유들만 떠오릅니다.


하지만 정작 제 입에서는

"아, 나는 점심을 안먹어서...." 라고 이야기 합니다.

비서가 , "음.. 그래?? 그래도 가는게 좋을거 같은데"라고 하면서 자리로 돌아갑니다.


마음이 불편합니다.

'꼭 가야 하나?' 생각해 보며, 옆 동료에게 물어보니

"다 가는거 아니에요???"라 한다.


생각해 봅니다.

점심때 가면 무슨 일이 있을까??

과거의 식사 자리를 복기해 보니, .. 그닥 좋은 기분이 아닙니다.

임원이 주로 이야기를 하고, 그에 맞는 답을 해야 하는데, 나와 생각의 패텬도, 관심있는 주제도 달라, 딱히 할말이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 하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불편한 자리입니다. . 즉, 내가 어필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는거죠


그리고, 우리 임원은 매우 발산형이시다 보니, 이야기를 하다 보면, 뭔가 과제를 또 받게 됩니다.

솔직히 과제를 받는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행동하는거 자체는 어려워하는 편은 아닌데,

이걸 또 다 보고자료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럼 저는 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겠지...


12시가 되어갑니다. . 식사를 하러 가자십니다.

먼저 나가시는 분들을 보며 잠깐 눈치를 보니 4명이 쿨하게 나가시네요

'음. 상무님 차에 딱 맞겠네, 나는 덩치가 커서 다른 사람이 불편하겠다" 라고 생각하며, 행동의 합리화를 해 봅니다.


준비되지 않은 자리라면 "No"도 괜찮습니다.

너무 많은 눈치를 보지 말고 살자. 생각해 봅니다.(지금까지 너무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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