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아. 그만 싸워라.
아침 일찍 해야 할일을 다 해두고. 오후에 거실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둘째 아들이 "나 마크해야지!!" 합니다.
첫째가 반응해서 "응 나도 할래!!" 하면서 안방으로 둘이 들어갑니다.
우리 가족은 안방에서 모두 함께 자고 상시 침대가 펴져 있어, 편하게 놀 수 있거든요.
들어간지 한 10분 되었을까.
투닥투닥 하는 것 같더니. "나 안할래! 형이 너무 기분나쁘게 해!!!" 하면서 둘째가 인상을 찌푸리며 나옵니다.
첫째도 좋을리가 없겠죠. 안방에서 쿵쾅 소리가 막 나더니 "에이! 기분나빠!!" 라고 합니다.
평소보다 상태가 좀 더 심하네요
제가 야단을 좀 심산으로 "둘다 휴대폰 없애자, 너희들 휴대폰만 없으면 안싸우는데, 맨날 그것때문에 싸운다. 이제 다 내놔!" 했더니
두 아들들이 모두 "안돼~!" 라고 합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하더니, 작은방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봤더니 '너희들 너무 싸워서 방 따로 써야돼' 라고 했더군요.
두 아들이 갈립니다.
둘째는 평소에도 자기 방이 있으면 좋겠다 했어서, 엄마를 막 도웁니다.
햄스터도 치우고, 방에 있던 빨래도 도와서 막 치웁니다.
'어이쿠야, 엄마의 기분은 온데간데 없구나, 신났어 아주' 라는 생각이 들죠.
자폐와 발달장애가 있는 첫째는 스트레스를 더 받았나 봅니다.
사실, 첫재도 자기 방 가지고 싶어 했는데, 현재의 상황이 너무 스트레스인가 봅니다.
동생과 싸우고 나서, 아빠가 한마디 하고, 엄마가 화를 낸 다음에, 둘이 따로 있으라 한다.. 는 현재의 상황에 엄청 힘들어 합니다.
방에서 울고, 쿵쿵 거립니다.
첫째와 대화를 시도해 봤어요.
"왜 그렇게 슬퍼??" 했더니
"아니, 나 진우하고 같이 있고 싶은데, 엄마가 따로 자래, 나 이제 안싸울건데.."라네요
"건우야, 원래 따로 자려고 했잖아. 너희 둘 다 이제 따로 잘 나이는 지났어,
그래서 이번 기회에 따로 만들어 주는거야" 라고 했지만, 진정이 안되나 봅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로 회유해 봅니다. 유난히 먹을 걸 좋아하는 첫째를 삼십분이나 설득해서 자리에 앉힙니다.
그래도 덕분에, 둘째는 독립을 했네요.
새벽에 일어나서 보니, 둘째는 자기 방에서 널부러져 혼자 잘 자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는 힘들었지만, 또 이렇게 우리 가족도 성장을 해 갑니다.
성장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가 문제죠.
오늘 하루, 저도 아이를 보며 생각의 성장을 했습니다.
'해보니 또 되네' 하는 . 인생의 진리를 또 한번 경험합니다.
첫째 아들도, 늦지만 조금씩 성장을 해 갑니다.
화를 내면 자기에게 좋을게 없다는 것도 알았을꺼고,
어떻게 해야 엄마, 아빠가 화를 내는지도 조금은 알았을겁니다.
그리고, '동생과 따로 자 봐도 괜찮네?' 하는 경험도 얻었을거에요
둘째는. 드디어 독립을 했군요.
사실, 첫째가 아픈 손가락이라면, 둘째는 그 손가락 떄문에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약지 손가락"느낌이었는데 어제로, 둘째도, 저도, 아내도 많은 성장이 있었을거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