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만의 독특한 '짬뽕'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각 지방의 색깔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 지방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있어서 해당 지역에는 딱 이거지! 하는 어떤 것이 있다. 그러 던 중 마쓰야마에 특이한 음식점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마쓰야마 역 근처 -걸어서 15분 정도- 에 특이한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방문했다. 이 집은 *'오코노미야키'로 대표되는 철판 요리 집인데 '짬뽕' 이라는 음식이 유명하다고 한다. 일본에서 짬뽕이라. 나가사키 짬뽕을 처음 만든 집에도 다녀왔는데 마쓰야마는 어떤 짬뽕인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 갔더니 아직 준비 중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웃거려 보니 안 쪽에서 인기척이 있다. 다행히 휴일은 아닌 듯하다. 잠시 기다리니 안 쪽에서 아주머니께서 나오셔서 묵묵히 영업 중으로 팻말을 돌린다. 친절의 나라 일본에서 들어오세요 라는 한마디도 없어 의아함을 느끼다가 스윽 하고 문을 열어 보니 직원들이 다 얼어 있다.
"두 명입니다..." 어색하게 말을 건네니 아까 그 아주머니께서 그제서야 마스크에 숨겨진 무표정으로 묵묵히 그제서야 "편하신 곳 앉으세요" 라고 응대를 한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메뉴판을 두신다. 역시나 어쩐지 어색함을 느끼며 오코노미야키와 유명한 짬뽕을 2개 주문을 했다. 12시가 되니 평일임에도 가게의 절반 이상이 메워졌다. 잠시 기다리니 짬뽕과 오코노미야키가 나왔다.
이렇게나 깔끔하게 굽는 오코노미야키는 처음 본다. 역시나 프로의 기술은 다르다. 비계가 많은 얇은 삼겹살을 크게 올렸다. 지글지글 익는 소리 부터 맛있다. 무표정 무응대의 아주머니의 응대는 이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소스를 두껍게 올리고 그 위에 파래 가루를 가득 올린 이런 오코노미야끼는 또 처음 본다. 왠지 어딘가 허전함도 있는데 바로 가쓰오부시가 없다. 가쓰오부시가 없는 소스와 파래로 맛을 낸 오코노미야키가 기대가 된다. 오코노미야키는 양배추가 아삭한 식감에 바싹 눌린 소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오사카도, 히로시마도 아닌 곳에서 자기주장을 확실히 보여주는 카운터 스트레이트 같은 맛.
대망의 '짬뽕ちゃんぽん'이 나왔다. 첫 인상은 이걸 어떻게 다 먹어??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밥 솥에 남은 밥을 남김 없이 모두 때려 넣은 듯한 엄청난 사이즈다. 찬찬히 살펴보니 적당한 크기로 썬 양배추에 소바가 듬성듬성들어 있는 것이 식욕이 돋는다.
기대를 안고 살짝 한 숟갈 맛을 보았다. 약간은 짬뽕 같은 맛에 잘 볶아진 밥과 양배추, 면과 밥을 함께 먹는 독특한 시도가 어디서도 맛 보지 못 한 맛이었다. 어딘가 짬뽕이 된 것과 같은 어색함과 새로움과 신기한 그런 맛이 가득한 느낌이다. 양배추 속 고깃 조각을 찾아 씹는 맛도 재미있다.
어디선가 '소바메시'라고 하는 요리를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소바를 밥과 같이 볶아 내는 볶음밥의 일종이다. 이 집의 짬뽕은 소바 메시와 비슷한 것이었고 하프 사이즈가 있어서 일반적인 양이라면 하프 사이즈를 주문하면 좋다.
이렇게 많은 양을 이 가격(1,100엔)으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양한 철판 요리를 먹고 나서 식사 마무리로 이 짬뽕을 하프 사이즈(550엔)로 주문하면 이 집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마쓰야마의 숨겨진 철판 요리 집. 스테이크를 비롯하여 해산물등 다양한 철판요리 맛 볼수 있다.
오코노미야끼도 좋고, 특히 알려진 음식은 '짬뽕'.
주요메뉴
*말고기 육회 1,188엔, 소고기 스테이크(부위별 가격 상이). 특 히레 5,390엔
오코노미야끼(돼지고기 토핑) 605엔, 짬뽕 1,100엔(하프 사이즈는 550엔) 등.
*일본의 B급 요리의 대명사. '좋아하는 것을 구운 것' 이라는 의미의 요리. 양배추를 채썰고 밀가루 반죽을 올려 먹는 요리. 토핑으로 돼지고기등이 올라간다. 우리나라의 파전에서 파생된 음식이라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