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

한 명의 선생님과 서른 명의 학생들

by 핍스

어느 초등학교 3학년 교실입니다.

서른 명의 학생들은 한 명의 선생님을 품고 있습니다.

아니 한 명의 선생님이 서른 명의 학생들을 품고있는것이겠죠.

선생님은 아이들의 예순개의 눈을 두개의 눈으로 맞추려고 오늘도 열심히 눈알을 굴립니다.

아이들은 지루한 수학시간을 좀더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서 지우개공장을 하나둘 차리기 시작합니다.

갓 만들어진 지우개 가루를 열심히 누르고 비비고 반죽해서 길쭉하게 만들어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눈은 항상 선생님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지요.

만화가가 꿈인 아이들은 책 귀퉁이며 종합장 여기저기에 그림인지 낙서인지 모를 만화삼매경에 빠집니다.

곤충이나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조용히 양손을 깍지를 껴고 엄지와 검지를 바쁘게 움직이며 여러 동물을 만들고 움직여봅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책상과 의자 다리 두개만을 이용해서 앞으로 뒤로 흔들면서 균형감각도 익히고 복근운동을 합니다. 이때도 꼭 주의해야 할점은 눈은 항상 선생님을 향해 있어야한다는 점이죠.

그때 개그맨이 꿈인 절제군은 선생님의 말꼬리를 잡고 웃긴말을 해서 교실은 웃음소리로 여기저기 시끌벅적해집니다. 지우개공장사장들도 웃고 만화가들도 웃고 곤충탐험가들도 웃고 운동선수들도 웃고 개그맨들도 웃습니다.

지루한 수학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쉬는시간입니다. 아이들은 삼사오오모여 놀기바쁩니다. 놀아도 놀아도 놀고싶은데 쉬는시간 십분은 너무나 짧기만합니다. 공부시간이 십분이고 쉬는시간이 사십분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백모형십모형체스를 가지고 멋진 성을 건설합나다. 고리던지기고리를 팔에 껴고 편을나누어 전쟁을합니다. 여자애들의 별명을부르고 도망을 갑니다. 복도에서 쿵쾅뛰어다니는 애들이 눈에 보이면 선생님을 찾아가서 얘기해드립니다. 여자애들을 놀리는 애들도 보면 얘기해드립니다. 배가 아까부터 아파서 눈살을 살짝 찡그리고 있다는 사실도 얘기해드립니다. 손가락을 종이에 살짝 베어 약간피가나는것을 못 보신 선생님께 알러드립니다. 누가 나를 살짝치며 지나가는 것을 못보신 선생님께 알려드립니다.

선생님은 눈이 두 개밖에 없으시니까요.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