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우리가 맞는 길로 가는 건가...?
퍼널 개선을 위해 거듭되는 실험 결과 공유와 새로운 가설 설계를 주제로 한 그로스 해킹 회의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뭐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는 순간이 왔습니다. 가장 이탈률이 적었던 시점으로 회귀를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거듭하며 저희가 놓친 부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우리가 서비스하는 앱의 주 타깃은 40~50대인데 정작 구성원들의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는 한 번도 앱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그로스 해킹 회의의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미 고여버린 구성원들은 너무 내용을 잘 알고 있기에 새로운 의견을 낼 때도 망설이거나 스스로 이건 아니다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새로운 의견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해 그로스 해킹 길드원들은 전사가 참여해 개선할 수 있는 내부 행사를 기획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구성원들에게 부모님과 함께 UT를 진행하고 해당 영상을 녹화해 오도록 부탁을 하고 해당 영상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 개선에 대한 피드백 수렴 후 우선순위를 정해 보기로 했습니다.
구성원들에게 부탁한 UT영상을 취합한 다음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자와 함께 하는 UT리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의도하고자 했던 바와는 다를 정도가 아니라 내용을 인식하시는 것부터 완전히 다르게 인식하시는 영상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들 웃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며 영상을 시청하고 조를 나누어 본격적인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를 나눠 브레인스토밍을 하기 전에 우선순위를 정할 기준이 필요하다 판단해 I.C.E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I -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력
C - 영향력의 근거
E - 구현의 난이도
각 조는 브레인스토밍을 해 개선 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취합해 각 리드들이 점수를 매겨 개선 내용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됩니다. (주로 I, C는 점수가 후하나 E에서 갈리는 부분이 대다수...)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의 시간을 할애해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코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추려집니다) 또한 작은 상품을 걸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적을 수 있는 공간(노션, google docs 등)을 상시 오픈 해 놓으면서 상시로 수집합니다.
자체 점수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도메인 지식이 쌓여 있고 어느 정도 운영이 된 상태여서 고여버린 상황이라면 외부 세션의 냉정한 평가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당연한 것도 외부 세션에게는 왜?라는 질문을 할 수 있어서 더 객관적인 점수를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I.C.E 목록을 기반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서대로 차례로 검증을 해나가면 됩니다. 이 후에는 정기적으로 그로스 해킹 길드에서 해당 문서를 확인하며 정리하고 정기적으로 다 함께 그로스 해킹에 참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타인을 설득시키는 일은 일상생활에서도 힘든 일입니다. 서비스로 타인을 설득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임은 분명합니다. 일단 가장 가까이 있는 그룹에게 서비스를 체험하게 해 보고(UT)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성원들이 모여서 IDEA를 낸 다음 우선순위를 정해 보면(I.C.E) 한 걸음 더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내가 만드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사용하게 해 보는 것은 정말 간단한 일이지만 쉬운 일들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