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나를 멈춰세우는 과일

목요사전01

by 무화과

무화-과(無花果)

발음 [무화과]

명사

1. 무화과의 열매. 달걀 모양이며 먹을 수 있다.

2. 식물 뽕나뭇과의 낙엽 활엽 관목. 높이는 2~3미터이며, 가지는 굵고 갈색 또는 녹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잎겨드랑이에 주머니 같은 화서가 발달하며 그 속에 작은 꽃이 많이 달리는데, 수꽃은 위쪽에 암꽃은 아래쪽에 위치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열매는 어두운 자주색의 은화과(隱花果)로 가을에 익으며 식용한다. 잎은 단백질, 고무질 따위를 함유하여 그 유즙(乳汁)으로 회충 따위의 구제약이나 신경통의 약재로 쓴다. 아시아 서부에서 지중해에 걸쳐 자생한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무화과는 나를 멈춰세우는 과일


흔한 과일이었다. 전북 익산 외갓집 마당에 무화과 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주렁주렁 열린 무화과를 처리하는 게 일이었다. 생각날 때마다 툭툭 따서 먹고 설탕과 끓여 잼을 만들어도 남아도는 무화과 열매가 골칫덩어리였다.


나의 외할머니는 철마다 나무에 열린 무화과 열매를 따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네 남매에게 소포를 부쳤다. 그러면 딸과 딸의 딸이, 아들과 아들의 아들이 질릴 때까지 무화과를 먹었다. "또 무화과야?" 하면서.


이제 나는 익산에서 서울까지 무화과 열매가 짓무르지 않은 채 도착하는 게 범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언제나 범상치 않은 정성을 주시던 외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는 혼자 아파트로 집을 옮기셨다. 그때 몰랐던 것들을 지금은 알지만, 안다고 해서 그때가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무화과. 인류가 최초로 재배한 과일이라는 설이 있다거나 성경 속 아담과 이브가 신의 뜻을 어기고 기어이 먹은 '선악과'가 무화과라는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 꽃이 있거나 없거나 무슨 상관이야. 예사로운 일상과 예사롭지 않은 마음. 그냥 그걸 기록해두자고 '무화과'를 새 이름으로 골라 글을 쓰기 시작한다. 최소 주 1회, 목요일에는 흔한 단어들을 새삼스럽게 들여다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목요사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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