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시집의 글귀에서
첫 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뒤,
내 서고엔 단 두 편의 글 밖에는 적히지 않았다.
작심삼일이라 했던가,
나는 그것보다 더한 사람이었나 보다.
스물일곱, 늦은 나이에 군대를 기다리며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자 마음먹었다.
그 첫 번째 행동이 글을 써보리라 한 것이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전역을 한 달 가까이 앞둔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남은 일수를 이제는 휴가로 채워놓은 나는
매일같이 놀다가 못해 이제는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우연히 친형이 시집을 즐겨 읽었던 사실을 기억해 내고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나이기에 새 책을 사는 건 아깝다 생각한 나머지
집 근처 중고 서점에 들르기로 했다.
서점이 어색해 두리번거리기를 반복하다,
구석진 곳 조그마한 서고에서 시집을 발견한다.
시인 오은의 '나는 이름이 있었다'
시인의 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오해했습니다.
사람이라 이해하고 사람이라 오해했습니다.
사람을, 마침내 사람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저는 이제야 겨우
아들이 되었습니다.
2018년 한여름에
나는 사람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지나간 수많은 무엇들 중 내가 이해한 것은 얼마나 될까.
나는,
꽤 많은 것들을 오해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후회한 적이 너무나도 많다.
이제는- 그러지 않기를 소망하면서,
우연히 마주친 반가운 시 한 편에 괜스레 촉촉해지는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