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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누군가가 내 방을 노크했다. 문을 열고 보니 경찰이 서 있었다.
저녁 늦게 갑자기 경찰이 게스트 하우스에는 들이닥쳐서 무슨 일인가 싶어 긴장했다.
경찰은 다짜고짜 나의 개인 신상 정보를 물었다.
불쾌한 기분을 뒤로하고 나는 왜 내가 그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지 물었다. 경찰관은 나에게 건조한 말투로
당신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라고 말했다.
안전이라고?
무엇으로부터의 안전이란 말인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더 이상의 설명도 없었다.
잠재적인 외국인 범죄에 대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집하는 정보라는 것을 알았기에 경찰의 위선적인 답변에 화가 났다. 만약 경찰이 솔직하게 말했다면 기분이 덜 나빴을까? 경찰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불이 켜진 모든 방을 돌아다녔다.
생각해 보니 이런 일이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같은 이유로 일본 입국 시에는 외국인은 모두 반드시 지문을 날인해야 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한다 쳐도 외국인이라서 겪어야 하는 차별은 셀 수 없이 많았고, 노골적인 한국인 혐오는 몸서리쳐졌다.
시부야 한복판에서는 한국인은 모두 일본을 떠나라는 혐한 시위가 자주 열리고 있었다.
한국 문화와 한국인은 좋다는 어떤 일본인은 재일 한국인은 혐오한다고 말했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서 깜짝 놀랐다. 일본을 알아 갈수록 씁쓸했다.
아마도 누군가가 방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을 거야.
이웃에서 시끄럽다고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했고, 그래서 경찰이 왔을 거야… 라며 억지로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