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Edge: 앙드레 김과 이신우 2인 전>을 시작합니다
롯데 LAAP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패션사를 연구하는 제겐, 한국의 현대 패션사를 전시를 통해 조명하고 싶은 정신의 부채가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롯데 백화점의 LAAP(Lotte Annual Art Program) 프로젝트에 동참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과 그 무엇의 만남을 주제로 삼아, 두 세계의 만남과 소통을 꿈꾸는 프로젝트입니다. 롯데 백화점의 11개 지점에서 패션을 주제로 전시를 진행합니다. 이 중에서 제가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하게 된 프로젝트가 잠실 애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리는 <Double Edge 앙드레 김과 이신우 2인 전> 입니다.
앙드레 김과 이신우를 읽다
저는 왜 80-90년대, 한국 패션의 전성기를 살아낸 디자이너들을 면밀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앙드레 김과 이신우, 두 분은 한국 패션사에서 두 사람을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고 영향력을 재평가해야 하는 작가라고 믿었습니다. 이 두 분은 한국 현대 패션사의 잃어버린 고리 missing link 같은 존재예요. 한 분은 기성복에서, 또 한 분은 쿠튀르의 영역을 넘어 자신의 제국을 만든 분이죠. 8090 전성기를 따로 또 같이 살아낸, 두 명의 디자이너를 통해, 8090 세대의 감추어진 뜨거운 열망과 변화의 코드를 읽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신우 선생님이 디자인하신 58벌의 드레스를 일일이 정리하고 숨겨진 스토리들을 담았습니다.
김태곤과 이신우, 콜라보의 세계
어느 갤러리나 미술관도 보여주지 못했던 미공개 작품들입니다. 이외에도 코코넛으로 만든 친환경 드레스, 진주에 사시는 누빔 명장과 일본의 텍스타일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만든 작품, 섬세한 자개와 동판을 섬세하게 커팅해서 만든 단추와 부자재까지, 많은 것을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신우 선생님의 육성으로 디자인 철학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영상 인터뷰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 중인 미술작가 김태곤 씨와의 컬래버레이션 작품도 선보입니다. E- 텍스타일로 재현한 이신우의 드레스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credit: 스튜디오 I 조성제 포토그라퍼
앙드레 김의 경우에도 그의 옷에 나타난 디테일들을 정교하게 읽고 그가 추구했던 세계에 대해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앙드레 김은 문화외교사절로 각 세계를 다니며 한국의 문화를 알렸고, 서구의 문화를 배울 때도 항상 겸손하게 그들에게 접근하며, 그들의 문화를 자신의 옷으로 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앙드레 김의 전시공간은 유독 눈에 띌 것입니다. 그의 철학이, 생을 통해 항상 표현하려고 했던 정신을 공간을 통해 보여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앙드레 김이 항상 말씀하던 판타스틱이란 과연 몇 겹의 세계를 가진, 깊이와 밀도를 가진 세계일까요? 이번 전시에서 확인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