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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뮤즈 Jul 07. 2021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03

'아 이 옷은 이따 퇴근하고 세탁소에 맡겨야지!'

이 다짐은 내가 아침이면 하는 다짐 중 가장 실패율이 높은 다짐이다.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다시 세탁물을 켜켜이 들고 밖을 나서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도 고프고, 피곤하기도 하고.. 내일 안 입으면 그만인 옷이니까 하고 그냥 두기 일쑤랄까.


이 시대의 나와 같은 현대인들을 위한 기가 막힌 서비스가 있다. 바로 세탁 배송 서비스. 나는 규모의 경제에 실패했던 미국의 '워시오'의 몰락 소식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살펴봤던 것 같다. 물론 국내 세탁 배송 서비스는 세탁특공대뿐만 아니라 런드리고, 리화이트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세탁특공대를 고른 이유는 세탁을 좀 더 잘해서, 서비스가 너무 좋아서가 아니라 온전히 '앱'에 있다.


세탁특공대 앱을 살펴보고 분석하면서 리뷰를 많이 찾아보게 되었는데,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그만큼 부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부정적인 평가의 리뷰는 대부분 세탁물을 맡겼다가 예상보다 늦게 받았거나, 비싼 제품이 너무 상해서 돌아왔거나, 이러한 것들을 문의하고 싶은데 대답 없는 고객센터에 화가 났거나 하는 리뷰들이었다.


사실 세탁 배송 서비스는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한다. 세탁만 잘해주면, 고객이 크게 상심해 떠날 염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여차하면 고객은 고개를 돌릴 것이다. 이런 사태를 그나마 중화시키려면 CS는 정말 중요하다. 


아무튼, 오늘은 세탁이 필요한 때, 찾아주길 바라는 모바일 비대면 새벽 배송 세탁소 서비스. 세탁특공대 편이다. 어디까지나 어김없이 개인적인 리뷰이니 가볍게 읽히길!



[ 목차 ]

1. 서비스의 개요를 보여주는 바람직한 온보딩(Onboarding) - 온보딩
2. 얼떨결에 가입해버리고 말았다 - 회원가입
3. 채팅하듯 주문하기 - 주문
4. '진짜' 후기를 볼 권리 - 리뷰 기능
5. 쉽지 않은 직접 문의 - 고객센터
6. 마무리




1. 서비스의 개요를 보여주는 바람직한 온보딩(Onboarding)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세탁특공대의 온보딩은 참 깔끔했다. 앱을 켜니 실제 세탁 및 케어 서비스의 과정이 담긴 비디오가 배경에서 재생되었는데, 어떤 식으로 세탁이 이루어지는지 단 번에 파악했다. 또한, '세탁이 필요한 때'라는 UX writing은 꽤 센스 있다고 생각했다. '때'라는 워딩의 뜻을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때(더러운 먼지 따위의 물질)가 많아서 세탁이 필요하다는 뜻과, 세탁을 해야 하는 모든 때(순간이나 상황)를 뜻하는 문장이었다.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니, 세탁특공대가 어떤 서비스인지 보여주며 그 가치에 대해 설명해주는 4장의 스크린을 볼 수 있었다. 


 '아, 세탁서비스 1위는 세탁특공대 인가 보구나', '수선이나 다른 케어도 되나 보네', '신청이 간편한가 보군', '새벽 배송을 해주는구나' … 아마도 이 4장의 스크린을 통해 사용자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할 것이다.


이렇게 온보딩을 통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끔 하면 긍정적인 첫인상을 만든다. 참고로 온보딩에 대해 공부하면서 좋은 기준이 되었던 자료가 있는데, 2017년에 쓰인 글인데도 여전히 좋은 인사이트를 남기는 글이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다 이 글에 들어있다. 기본적이지만 본질인 것. 꼭, 참고해보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작성한 작가 역시 어떤 기사를 번역 및 가공했다고 적었는데, 난 그러한 작가 분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싶다. 링크는 아래에 남긴다.


모바일 앱 사용자를 위한 즐거운 온보딩 경험 구축

 



2. 얼떨결에 가입해버리고 말았다 - 회원가입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온보딩이 끝나면, 서비스 이용을 위해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라며 말을 걸어온다. 사실 홀린 듯 작성하고 동의하며 얼떨결에 가입을 해버리고 말았다.


'가입하기'라는 부담스러운 절차는 사라지고, 전형적인 회원가입 UI가 아니어서였을까. 아무튼 가입을 해버렸다. 물론 나는 서비스를 살펴보기 위해 작정하고 들어온 거지만, 잠깐 서비스가 어떤지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겐 바로 앱을 삭제할 마음을 줄 수도 있는 플로우가 아닌가 싶다.



런드리고 '회원가입 없이 둘러보기'


또 다른 세탁 배송 서비스인 '런드리고'는 이런 면에 있어서 훨씬 덜 부담되었다. '회원가입 없이 둘러보기' 덕분에 가입을 안 해도 둘러볼 수 있었고, 첫 화면에서 배송지역을 검색할 수 있었다. 


물론,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하면 더 많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사용자 입장에서 이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분명한 부담이다. 어쨌든 계속 사용할지 안 할지 모르는데 나의 개인정보를 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는,  회원가입을 했을 때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의 질과 혜택을 충분히 어필하면서도,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3. 채팅하듯 주문하기 - 주문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앞서 채팅창에서 회원가입을 했던 것처럼, 주문하는 방식도 채팅 방식이었다.

챗주문은 세탁특공대의 컨셉이자 장점이란 생각이 든다. 실제 이커머스에서 챗 주문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세탁특공대가 이 방식을 적용한 것은 꽤 흥미로웠다.



실제 앱 리뷰를 봐도, 채팅 방식의 주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세탁특공대의 실제 앱 리뷰 중 채팅 주문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



하지만,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어느 단계에서 버튼을 잘못 누르거나 했을 때, 뒤로 가기를 통해 나갔다가 다시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한 단계 전으로', '뒤로 가기' 등의 버튼이 생겨 보완된다면 더 편리할 것 같다.





4. '진짜' 후기를 볼 권리 - 리뷰 기능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고객들에게 후기는, 서비스 선택의 큰 지표가 되기도 한다.


세탁특공대의 홈 화면엔 '실제 고객들의 칭찬 후기' 있다. 캐러셀 형식으로 자동으로 넘어가는데, 제목처럼 정말 칭찬 후기만 담겨있다. 사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수거, 배송, 세탁에 대해 별점 항목을 만들어두었지만 사실상 모든 후기가 별 5개짜리다. 당연한 게, '칭찬 후기'니까 좋은 글만 담겨있다. 별점 5개를 주지 않으면, 고객의 후기는 세탁특공대만 보고 마는 후기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고객들은 이런 칭찬 후기를 보고 마냥 '이 서비스는 좋은 후기만 가득한, 엄청난 서비스구나!'라고 호평하기만 할까. 일단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후기만 보여주고 싶은 서비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티 나는 방법에는 반감이 든다. 또한, 요즘처럼 똑똑한 소비자들에겐 더욱이 통하지 않는다. 


또한, 요즘 만나는 많은 서비스들의 리뷰 기능에는 '포토리뷰'가 접목되어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백 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세탁특공대는 텍스트 리뷰만 제공하는 부분 또한 아쉬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후기 위주로 보여주면서 다른 리뷰들까지 포함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방안을 생각해보았다.



   4-1. 후기 보드 추가


먼저, 하단 내비게이션의 중요도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보통 하단 내비게이션은 엄지존(Thumb Zone)의 황금스팟이다. 

실제로 스티븐 후버(Steven Hoober)는 *모바일 디바이스 사용성에 대한 연구에서 49%의 사람들이 자신의 핸드폰에서 테스크를 완료하기 위해 엄지손가락 하나(one-thumb)에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Green :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 
Yellow : 사용자의 stretch가 요구되는 영역
Red :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들고 있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 영역

( 원문 : Green indicates the area a user can reach easily; yellow, an area that requires a stretch; and red, an area that requires users to shift the way they’re holding a device. )



(출처 : UX matters)



이런 중요도를 따라,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하단 네비게이션은 주요 기능을 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탁특공대의 하단 네비게이션 탭 바 항목 중, [멤버십] 탭은 서비스에 있어 다소 중요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홈 화면에 버튼 혹은 개인정보 관리 및 설정을 담당하는 [마이세특]의 한 항목으로만 단계를 낮춰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멤버십] 탭을 [후기 보드] 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았다.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이렇게 후기 보드로 바꾸어 들어간 화면에는, 다양한 조건에 맞는 필터로 후기 검색이 되었으면 싶었다. 특히, 제품별 카테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불 세탁 후기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굳이 다른 후기를 보지 않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이면서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카테고리 항목은 세탁특공대의 가격표 카테고리를 가져와서 넣었고, 우측 드롭다운으로 최신 순, 별점 순으로 리뷰를 필터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5. 쉽지 않은 직접 문의 - 고객센터


   5-1. 직접 채팅을 하기 위한 플로우(Flow)

먼저,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시작해보자.

A : 월요일에 온다던 세탁물이 화요일이 되도록 안 오고 있다. 직접 채팅으로 문의하고 싶다.
B : 네이버 페이를 사용하여 결제하려는데, 네이버 로그인에서 자꾸 튕긴다. 직접 채팅으로 문의하고 싶다.


A의 해결 플로우 : 

[고객센터] - [수거·배송 관련 문의] - [예정 시간이 지났는데 수거·배송되지 않았어요.] - [문의하기]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B의 해결 플로우 :

[고객센터] - 그나마 비슷해 보이는 [인수증·결제 관련 문의] - 한참 고민 끝에 비슷해 보이는 [결제 방법이 궁금해요.] - 일단 그냥 눌러본 [문의하기]

세탁이 필요할 때, 세탁특공대 <기획자의 앱 뜯기, @filmbyjieun>



이어서 직접 문의인 1:1 채팅을 하게 되는 플로우 차트(Flow chart)를 간단히 작성해보았다.


고객센터에서 직접 문의(1:1 채팅)를 하기까지의 플로우 차트


플로우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 A는 2번 경로이고, B는 1번 경로일 것이다.


실제로 B는 내가 처했던 상황이었다. 네이버 페이를 사용해 결제하고 싶었는데, 네이버 로그인이 자꾸 안 됐다. 문의를 하려 들어갔던 고객센터에서 그나마 비슷한 항목들을 눌렀는데, 원하는 답변이 없었다. 첫 고객센터 화면에서 설명하던 '1:1 상담'을 하기 위해 열심히 찾았지만 도저히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이것저것 눌러본 뒤에야 아무거나 눌러서 문의하기를 누를 수 있었다.


고객센터는 서비스에 어려움 혹은 불편함을 겪는 고객들이 찾는다. 그런데 세탁특공대의 고객센터는 원하는 질문이 없을뿐더러 직접 문의를 하는 과정까지가 너무 먼 여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5-2. 첫 화면에 버튼 추가

고객센터 첫 화면에 채팅 문의 버튼을 추가하면 어떨까 싶었다.

물론, 해당 내용이 이미 '자주 묻는 질문' 리스트에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CS에서 더 중요한 게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버튼은 메인 버튼 타입인 Containered button으로, 기존 세탁특공대가 사용한 버튼 색상을 선택했다.








6. 마무리

세탁특공대의 깔끔한 UX/UI 때문에 앱을 선정하였었지만, 분석을 거치면서 '서비스의 본질'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본 것 같다. 사실 주변에 세탁특공대를 사용했던 지인들의 대부분은 이용을 만류했다. 이유는 CS에 있었다. 문의를 해도 2주간 답이 오지 않고, 세탁물의 상태가 불량해져서 돌아오고.. 등의 이유였다.


나는 종종 앱 스토어에서 앱의 리뷰를 즐겨 본다. 그렇게 리뷰를 살펴보다 보니 물론 디자인에 대한 칭찬도 있지만 결국 사용자는 대부분 '편리한 사용성'에 만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편리한 사용성은 엄청난 데서 발견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불편함에서 발견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고객의 사소한 불편함을 듣는 것, 어제보다 오늘 좀 더 편리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세탁특공대 편에서는 '나라면 어떤 것이 더 편리하다고 느낄까'를 고민하여 적용시켜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 


아무쪼록, 이러나 저러나 나는 세탁배송 서비스가 있어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편리함으로 고객의 삶을 도울 세탁특공대를 응원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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