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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유소가맥 Oct 01. 2023

헐리웃 고전 뮤지컬 장르에 대한 향수와 찬사

2023_44. 영화 <라라랜드>

1.

 어떻게 보면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라고 볼 수 있고, 또 다르게 보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 청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영화 <라라랜드> 얘기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보고 가장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뮤지컬 장르에 대한 애정이다.

 

2.

영화 <라라랜드>

  영화의 주인공인 세바스찬은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 세계가 있다. 바로 정통 재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현실은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는 이는 없고, 겨우 잡은 일자리에서도 잘린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뒤 따라 오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두말할 것 없다. 자신의 꿈을 잠시 접어두고 자신이 그렇게도 싫어하던 음악을 하게 되기도 한다. 재즈는 미래에 있는데 과거에만 머무르려고 하지말라며 세바스찬을 나무라는 이도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사람들의 취향은 달라졌고, 음악의 흐름도 달라졌다. 어쩌면 세바스찬은 정말 과거에만 머무르고 지체되는 것을 고집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영화 <라라랜드>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자. 세바스찬의 음악에는 지금의 음악과는 다른 ‘낭만’이 있다. 극중 세바스찬의 말마따나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낭만’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사실 낭만이 나쁜 것만이 아니지 않는가.


영화 <라라랜드>

 자신의 낭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현실적인 성공과의 괴리가 있었지만 세바스찬은 결국 자신의 가게 ‘셉스’를 차린다. 어쨌든 자신이 원하는 재즈 음악을 하게 되었다. 수완도 꽤 좋은 것 같아 보인다. 세바스찬이 자신의 낭만을 놓아버렸다면, 그리고 그렇게 내일의 음악만을 쫓았다면 전통 재즈는 맥이 끊기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3.

영화 <라라랜드>

 새삼스럽게 이야기하기도 민망하지만 뮤지컬 장르의 시대는 한참 전에 끝났다. 알다시피 헐리웃에서 흥행했던 뮤지컬 영화들은 대부분 194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개봉했다. 뮤지컬 장르가 완전히 사장된 장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심심치 않게 뮤지컬 영화들이 개봉을 하곤 하며, 단순히 ‘나온다’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완성도 높고 좋은 평을 받는 영화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영화 <라라랜드>

 그렇지만 뮤지컬 장르는 그 시대만큼 활발하게 제작 되지도, 그 시대만큼 많은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있다. 또 간간히 제작되는 뮤지컬 영화들은 그 시대의 뮤지컬 영화와는 크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고전 헐리웃의 뮤지컬 영화처럼 바보 같을 정도로 낭만적이지도, 로맨틱 하지도 않다.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라라랜드>같은 영화가 튀어나왔다. 고전 뮤지컬 영화의 냄새를 폴폴 풍기며. 이렇게 보면 주인공이 지켜내려는 전통 재즈는 감독이 지키고 싶었던 고전 뮤지컬 장르와 <라라랜드>를 빗댄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도 있늘 것 같다.

 

4.

영화 <라라랜드>

 <라라랜드>는 영화의 모든 부분에 자신이 고전 헐리웃의 뮤지컬 영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이 부분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화면 비율이다. 50년대 태어난 시네마스코프 방식에서 쓰였던 화면 비율인 2.55:1 비율로 화면비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영화 시작과 함께 웃음이 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인물들과 배경은 물론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자막들까지 고전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도록 꾸몄다. 아이리스를 통한 화면 전환과 소품의 강조 또한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고전적인 분위기를 더욱 배가 시킨다. 안무가 버스비 버클리나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 스탠리 도낸 감독과 자크 드미 감독과 같은 사람들의 그 시절 영화들을 생각나게끔 하는 장면들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5.

 결국 <라라랜드>는 헐리웃에서 제작 되었던 뮤지컬 장르 영화들에 대한 헌사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영화들이 오마주 되었고 그 시절의 영화처럼 꾸며졌다. 그리고 이 헌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평단의 반응도 좋고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라라랜드>는 죽어있던 고전 뮤지컬 장르에 숨을 불어 넣었다. 죽어있던 전통 재즈에 숨을 불어넣은 세바스찬처럼.

 

6.

영화 <라라랜드>

 <라라랜드>에는 그 시대의 ‘낭만’이 있다. 그 시절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묻어나온다. 그래서 이 영화는 사랑스럽다. 세바스찬의 말이 맞았다. 낭만은 나쁜 것이 아니다. 이 영화가 자신의 영화 주인공의 말을 증명해 보인 것 같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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