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
방금 닦은 얼룩
돌아보면 덜룩
젖은 수건으로 벅벅 문질러도
물기가 마르면 선명해지는
너는 대체 뭐니
기억의 조각인 거니
누군가의 흔적인 거니
말의 착색인 거니
냄새의 각질인 거니
얼룩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교신을 시도한다
삐리리 삐리리리리
아 아 아
응답하라
응답 없는 너는
미지의 더듬이
아마도 60억년 정도 지나
지구도 나도 우주의 원자로 흩어지고 나면
다시 만날 말캉한 허망함 한 조각
삐---- ---- ---- --- --- ----------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너는
좀처럼 조용할 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