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여행 첫 번째 이야기
2018년 8월, 당시 한국은 40도가 넘는 찜통 같은 무더위 때문에 다들 숨이 턱턱 막힌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중국 광동성(广东省)주해(珠海)는 한참 남쪽이지만, 평균 26도에서 33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온도로 따가운 햇볕에 지칠만하면 시원하게 소나기가 내려주고, 또 며칠 쨍하다가 다시 뿌려주고를 반복해 그럭저럭 버틸만할 정도의 여름 날씨였다. 그래도 다른 곳보다 덥고 긴 여름 날씨 때문에 초등학생인 아들의 여름방학은 2개월이나 되는데, 집에만 있을 수 없으니 기왕이면 시원한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작년 설 연휴 시부모님을 모시고 윈난성(云南省 운남성)으로 2주 여행을 갔을 때 못 갔던 샹그릴라와 설산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그것도 집에서부터 십이 년이 넘은 중고 SUV를 몰고 출발하기로 한 것! 아침 7시에 출발해서 두 사람이 두 시간씩 번갈아가며 12시간, 1,060km를 운전해 해발 1,300m의 꾸웨이조우(贵州) 안롱(安龙)이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운전만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샹그릴라 고산지대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갑자기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이렇게 조금씩 고도에 적응해가며 올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울 꼬맹이가 발견한 멋진 비행운과 길가에 서 있는 늘씬한 나무들. 가끔씩 드라이버를 긴장하게 하는 폭우. 지루할 틈이 없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악 플레이 리스트와 잔뜩 다운받아놓은 팟캐스트, 영화들, 한국어 끝말잇기와 중국어 끝말잇기로 생각보다 길지 않았던 12시간
중국의 고속도로는 운전하기 좋고 휴게소 음식도 요즘은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예전에 비해 화장실도 많이 개선이 되었지만, 가끔 이런 경우가 있어 아직도 공중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엔 긴장하게 된다.
늦은 저녁이지만, 거를 수 없어 간단히 먹었다(사진을 본 친구가 이것이 어찌 간단히 먹은 식사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왼쪽부터 다진 마늘이 잔뜩 들어간 돼지갈비 튀김, 마른 고추와 마늘을 넣어 볶은 어린 호박 줄기, 버섯과 스팸, 야채가 들어간 누룽지탕.
윈난성(云南省)의 인기 여행지 따리(大理)로 가는 또 다른 긴 여정을 위해 부른 배를 두드리며 금세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