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여행 세 번째 이야기
아침에 리지앙(丽江)을 떠나면서 먹은 얼큰한 국물 쌀국수다. 다진 돼지고기와 야채를 고추기름에 볶아 만든 매운 소스를 육수넣고 끓인 쌀국수 위에 투척한 짜장미씨엔 (杂酱米线), 커피대신 잠을 깨워주는 불맛^^
오늘부터 달리는 길은 전부 고원지대의 구불구불 위험한 길이라 운전은 모두 대장에게 맡기고 뒷자리에서 꼬맹이랑 놀다가 자다가 영화보다 음악듣다 경치보다 했다. 드디어 도착한 샹그릴라로 가는 길에 커다랗게 써 있는 ‘환영한다’는 표지판을 보며 이제는 정말 거의 도착했구나 싶었다.
여기서 왼쪽 길로 가면 그 유명한 후타오샤(虎跳峡 호도협)로 가는 길, 오른쪽 길로 가면 우리의 목적지 두커종(独克宗)으로 가는 길이다. 멋진 풍광의 바이슈에이타이(白水台 백수대)도 모두 이 길을 통해서 갈 수 있지만, 가까운 거리라고해도 모두 짧지 않은 여정인지라 다음 기회를 기약해 본다.
해발3천미터에 점점 가까워지니, 기온은 16도에 구름이 산봉우리 아래까지 내려와 있다. 잠깐 내려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돌발 상황 발생!!! 주변에 주차한 차주에게 부탁해 점프를 해 봐도 소용이 없어 결국엔 가까운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출장서비스를 신청했다. 이런 험한 고산지대까지 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텐데ㅜㅜ
양꼬치를 팔고 있는 여사장님왈, 고산지대에서는 자동차도 고산반응을 보이니 차를 세우고 바로 시동을 끄지 말란다. 망연자실 차안에서 한 시간 반쯤을 기다리다 혹시...하는 맘으로 시동을 걸었는데 드디어 시동이 걸린다!!!
오후 늦게 도착한 해발 3,300m의 두커종(独克宗) 고성은 화려하던 리지앙(丽江)의 고성과는 다른 투박한 운치가 있다.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도 많았지만, 서양 관광객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확실히 고원지대라서 그런지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이 차고, 내 다리 하나가 코끼리 다리 무게같다는 느낌이 있네.
역시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 그림을 그리는 주인장이 마당에 꽃밭을 아주 자연스럽게 가꿔 놓았다. 하지만 고지대여서일까 수압이 너무 낮아서 쫄쫄나오는 물때문에 머리감는데 얼마나 오래걸렸는지 모른다.
저녁으로 먹은 윈난식 토종닭 샤브샤브는 먹느라 바빠서 찍을 생각도 못하고, 후식으로 나온 현지 요구르트를 먹으면서 생각나 찍어봤다. 보기에도 덩어리채 투박한 것처럼 맛도 정말 정직하게 시큼하다. 거기에 설탕을 듬뿍 쳐 또 달다. 고산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이 요구르트를 먹는 거라길래 한 숟가락도 안 남기고 후루룩 마셔버렸다.
이 녀석은 소맥분으로 만든 윈난 전통음식 칭커빙(青稞饼), 살짝 달짝지근하면서 갓 구운 바삭함, 혀에 닿는 부담가지 않을 정도의 까끌한 느낌. 너무 맛나서 셋이 경쟁하듯 눈깜짝할 새 먹어치웠다.
고성거리를 걷다 발견한 여러가지 장식물을 파는 상점들
밤이라 불을 밝힌 따포쓰(大佛寺 대불사)라는 사원의 모습도 보인다. 내일 낮에 찬찬히 둘러 볼 예정
티벳 불교 사원에 거는 탱화인 탕카(唐卡)를 전시하는 곳이 있어 들어가봤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 화려함과 섬세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장거리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푹 쉬고, 내일부터 고원지대에 몸이 적응하게 유유자적 게으른 여행을 시작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