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四川 사천) 멸종된 공룡과 아직도 계속되는 수공업

2018 여름 여행 열네 번째 이야기

by 영화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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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샨(乐山)을 떠나는 날 아침, 이번엔 숙소 맛집 지도에 있는 돼지갈비국수집으로 갔다. 메뉴판에 갈비추가가 있으니 고기대장인 남편이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이쁜 짓을 한다. 세 그릇 모두 갈비추가~ 우와! 이번 여행에서 먹어 본 면류 중 단연 베스트 원!!! 갈비를 어떻게 양념한걸까? 살코기가 많이 있어도 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지, 국수는 시간을 얼마나 잘 맞춰 넣었는지 간이 적절하게 배어 있고 국물은 짜지 않고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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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는 쓰촨(四川 사천) 즈꽁(自贡 자공)이라는 곳에 있는 공룡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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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입장료는 인민폐 20원, 360도 영상체험관 입장료는 별도로 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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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공룡은 역시 우리의 '티라노사우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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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보이는 영상체험관. 아들이 제일 기대하던 곳이었지만, 너무나 실망스러운 4D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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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놀거리로 움직이는 공룡모형이 띄엄띄엄 몇 마리 있다. 타고 싶다고해서 태워는 줬지만, 아들! 솔직히 니 나이와 체중으로 타기엔 아무리 모형이라도 공룡이 좀 가엾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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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들, 특히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공룡에 꽂히는 시기에 나도 본의 아니게 아들과 같이 공룡에 관련된 많은 책을 읽었다. 공룡이름은 무슨무슨 사우루스가 그렇게나 많고, 육식이냐 초식이냐, 살던 시대는 쥬라기냐 백악기냐 그렇게 열심히 읽어줬건만, 그 내용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아직까지 머리속에 남아있는건 일본 작가가 쓴 그림책 시리즈 <고 녀석 맛있겠다>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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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알의 화석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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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룡을 입에 물고 있는 육식공룡의 뼈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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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작고, 목이 길고, 덩치가 큰 걸 보니 초식 공룡이겠지? 아들에게 브라키오사우루스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 공룡은 아시아에 안 살았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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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제일 아래층은 공룡의 뼈와 화석이 발견된 장소를 그대로 보존하여 전시장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공룡의 뼈와 화석들은 많았지만, 생각만큼 이 좋은 재료들을 잘 활용한 곳은 아니었다는 것이 이곳 공룡박물관에 대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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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고프니 먹어야지. 즈꽁(自贡) 시내로 들어가 유명하다는 맛집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간장과 고추기름, 고수를 듬뿍 넣은 특제 양념에 익힌 고기와 야채를 찍어먹는 요리다. 우리가 주문한 건 가지, 얇게 저민 소고기, 소힘줄, 돼지귀, 토끼고기다. 주문할 때 넋놓고 있던 나는 닭고기인줄 알고 맛있게 왕창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토끼고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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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꽁(自贡 자공)에서 공룡박물관말고 유명한 또 다른 명소가 바로 '션하이징(燊海井 신해정)'이라는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란다. 뭔가 이상한데?? 바다랑도 먼 이곳에서 어떻게 소금을 만든다는거지?? 우리의 믿음직한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보니 땅을 파서, 그것도 1,000미터 정도씩이나 파서 염분이 섞인 물을 퍼내 끓여 소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그렇게 깊게 땅을 파면 같이 얻을 수 있는 천연가스를 이용해 물을 끓였다고하니 '일석이조(一石二鸟)'라는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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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번역했을까? 그냥 번역기를 돌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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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년부터 우물을 파내는 작업이 시작되었던 이곳은 이제 중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수공업 제염소라고 한다. 180년이넘는 시간동안 계속되어 온 정성스런 작업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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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스윗홈을 향해 열심히 달린 우리는 이제 쓰촨(四川 사천)성을 지나 광동성과 조금 가까워진 꾸웨이조우(贵州 귀주)에 도착했다. 수많은 산들을 뚫고 지나가는 터널을 수도 없이 통과하고 나니 벌써 해가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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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가 넘어 꾸웨이조우(贵州 귀주)에 있는 '준이(遵义)'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 유명한 관광명소가 아니라 숙소를 찾는 게 여의치 않았는데, 원래 예약했던 집은 주인이 사정이 있어 예약을 취소하고 급하게 새로 다른 숙소를 찾았다. 집은 큰데, 어디 하나 맘에 드는 구석을 찾기 참 쉽지 않다. 정리는 잘 하려 애썼지만 누우면 목판같은 침대와 익숙해지기 힘든 침대커버, 에어컨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화장실은 양변기가 아니다. 같은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숙소인데, 러샨(乐山)과 이곳을 비교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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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늦어도 세 끼는 다 챙겨먹어야하는 두 남자들 때문에(물론 있으면 마다않고 또 다 챙겨먹는 본인도 한몫하지만ㅎㅎ) 9시가 넘었는데 폭우 속에서 숙소 밖을 헤매며 겨우겨우 식당을 찾았다.

요거요거 밥도둑이다! 정체모를, 살짝이 얼큰한 국물 속에 계란이 대여섯개 들어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이 요리는 추측컨데, 이 지역 스타일의 계란찜인듯하다. 돌솥 바닥을 숟가락으로 긁어내면 저렇게 살짠 탄 우리나라 계란찜같은 게 나오고, 이걸 국물과 같이 밥에 비벼먹으니 밥 한 그릇이 금새 바닥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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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튀긴 소고기 완자, 오른쪽은 그냥 우리나라 빠삭한 감자전이랑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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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는 곳마다 날씨가 좋더니 오랜만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와 만났다. 이제는 집이 많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