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웨이조우(贵州 귀주) 푸근한 시골마을에서의 하루

2018 여름 여행 열다섯 번째 이야기

by 영화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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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하늘에 햇님이 방긋~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양고기 쌀국수를 아침으로 먹으러 왔다. 꾸웨이조우(贵州 귀주) 음식의 특징 역시 매운맛. 그래도 캡사이신 같은 건 안 들어 있어 살짝 얼큰한 정도, 양고기 특유의 냄새도 그리 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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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까지 거리가 꽤 멀어 오늘은 열심히 달려야 하는 날이다. 그래도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휴게소 음식말고 맛있는 토속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우리 대장은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다 출구로 나와 맛집을 찾아간다. 꾸웨이조우(贵州 귀주) 사람들은 생선요리를 많이 먹는데, 이 집이 유명한 이유는 항아리를 반으로 잘라 생선을 담아 끓이는 냄비로 쓰기 때문이란다. 저기 저 하얀 건 생선 부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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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운 걸 못 먹는 아들을 위해 토마토계란볶음과 볶은 땅콩도 시켰다. 함께 나온 물김치는 시큼한 게 우리나라 물김치랑 맛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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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을 먹다가 나온 저 커다란 돌!!! 만약에 평소대로 좀 씩씩하게 적극적으로 씹었으면 지금쯤 내 어금니는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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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웨이조우(贵州 귀주)성 마오타이(茅台)현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고량주, 마오타이지어우(茅台酒) 아주 큰 병이 보이길래 가봤더니 남편이 진짜가 아니고 병만 비슷하게 만든, 그냥 마오타이에서 생산된 보통 술이라고 알려준다. 진짜 비슷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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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또 양동이에 가득 담은 물을 한꺼번에 쏟아 붓는 것같은 폭우가 시작됐다. 가시거리가 너무 짧아 앞 차의 깜빡거리는 비상등을 의지해 고속도로를 조심조심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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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착하니 비가 멎는다. 이곳은 '짜오씽(肇兴)'이라고 소수민족 중 하나인 동족(侗族)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저 으리으리한 기와가 있는 곳이 입구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려면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사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숙소에서 짐부터 풀자고 했더니 저 입구 안에 숙소가 있단다.


짜오씽(肇兴) 안에는 등록된 차가 아니면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서 차는 주차창에 놓고 저 미니버스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 짐을 이고지고 저걸 타야되나 했더니 예약한 객잔의 사장님이 차를 몰고 마중을 나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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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도착한 숙소앞에 펼쳐진 친근한 마을 풍경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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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객잔 내부 인테리어도 마을 풍경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그런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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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이 꽉 차 우리가 원하던 큰 방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오른쪽 침대 위 천장이 다락방처럼 낮은 방으로 들어왔다. 저쪽에서 짐을 챙기다 생각없이 일어나면 머리를 '쿵'하고 박게 되는데, 여기에 묵는 동안 어쩜 네 번이나 같은 곳에 머리를 찧는 남편이 참 안쓰러웠지만 왜 그렇게 웃음이 나는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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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차 안에만 있었으니 이제 운동을 해서 저녁을 거하게 먹기 위한 허기를 만들어내야 하기에 우리 셋은 다같이 돌기 시작한다, 동네 한 바퀴~


물레방아와 나무다리, 그 밑을 흐르는 개울물 그리고 넓게 펼쳐진 쌀나무들


여기저기 객잔들이 많기도 하다. 2006년에 친구들과 함께 와 봤다는 남편말로는 정말로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 되어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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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만의 독특한 다리 양식이라고 한다. 다리 안 위쪽에는 저렇게 세밀하게 그려낸 그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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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그동안 다녔던 고성들과 유사하게 상업화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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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꾸웨이조우(贵州 귀주) 음식 중 제일 유명한 수안탕위(酸汤鱼)를 먹으러 왔다. 쉽게 말하면꾸웨이조우(贵州 귀주) 지방의 전통 생선매운탕인데, 저 국물맛이 아주 오묘하다. 고추가 들어가서 맵기도 맵지만 시큼하면서 매운 맛이다. 토마토를 발효시켜 만들었다는 빨간 국물은 한번 맛보면 자꾸 손이 간다. 하얀 색의 수안탕위(酸汤鱼)도 있다는데, 그건 쌀뜨물을 사나흘 발효시켜 만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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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매운 반찬도 시켰는데 역시 이 사람들은 고추를 넣지 않고 만드는 반찬에는 재주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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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侗族)의 창법은 여러 소수민족들 중에서도 유난히 변화무쌍하고 목소리 좋은 사람들이 많단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서 저녁밥의 힘을 빌어 열심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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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여년 전 남편이 들었던 어르신들의 구성진 노래는 들을 수 없었고, 조명이 뻔쩍, 음향이 빵빵한 그런 대규모 공연으로 바뀌어 그냥 멀리서 헐렁하게 보다 숙소로 향한다. 아까 관광객들이 빌려 입은 건 동족(侗族)의 진짜 전통의상이 아니라고 하더니, 바로 이 포스터의 의상이 제대로 된 전통의상이란다. 저 은색 장신구들은 진짜 은인데, 지금은 진짜 은으로 만드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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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탑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탑인데, 먼 옛날부터 주민들이 이 탑 아래에 모여 마을의 중요한 일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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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해 이리저리 둘러보다 야외 테라스에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걸 보고, 주인장의 센스가 맘에 쏙 들었다.

이제 낼 모레면 오랜 여행을 마치고 집에서 잠들 수 있다. 그동안은 집이 많이 그리웠는데, 여행이 끝나려고 하니 한편으론 계속 떠돌고 싶은 섭섭한 이 모순된 마음은 뭔지... 역시 난 집 떠나면 고생이라 말은 하면서도 새로운 경험(특히 먹을 것)에 대한 마음속 허기는 항상 남아있는 모양이다. 힘이 있을 때 그 허기를 열심히 채워야한다고 토닥이며 푹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