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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 단상]안심의 질감, 매혹의 구조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은밀한 매력

by 비안리 Viann Lee

신뢰는 사실 말로 쌓이지 않는다.

상대가 숨을 고르는 리듬, 질문을 듣는 태도, 반응의 미세한 질감에서 먼저 형성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해왔는지를 길게 설명하는 순간보다 타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그 짧은 정적에서 본질이 드러난다.


경력이나 사회적 지위보다 더 중요한 건 이야기를 건네는 방식에 스며 있는 책임감의 밀도다. 그 밀도가 깊은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나 묘하게 안심을 준다.


ㅡㅡㅡ


안심, 안정감..


여기까지 쓰다가 누군가를 떠올렸다. 그가 문득 섹시하게 느껴진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감정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거의 희귀한 구조물처럼 느껴진다.

희소한 것은 가치가 생기고 가치는 매혹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볼 때 자연스럽게 끌린다.


안정된 사람은 심리적 공간을 열어준다.

안정감은 자기 조절 능력의 증거.. 이게 가장 고급스러운 매력


감정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불필요하게 화내지 않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난처한 순간에도 조절이 가능하며

타인의 감정을 침범하지 않는다.

언어 통제까지.


이건 결국 자기 통제력의 증거인데 자기 통제력은 인간 심리에서 성적 매력과 연결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기통제는 힘의 형태이기 때문.


그러나 그 힘이 과시적이지 않고 조용히 작동할 때 그걸 품격 있는 매력, 내 기준의 섹시함이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는 삶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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