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질 땐 일기를 써라
이번학기에 다시 대학원으로 돌아가면서, 이번에는 드랍만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낮은 학점이라도 받고, 기운차게 다음 학기 수강신청을 하는 것이 목표다.
몸풀기로 딱 한과목을 듣는데, 매주 화요일에 마감인 숙제를 끝내면 늘 이 시간이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지금은 수요일이겠지만, 너그러운 교수님께서는 시간 신경안쓰시고 숙제만으로 채점해주신다.
무기력함을 복주머니처럼 갖고 태어난 사람은 무언가를 자꾸자꾸 도전해서, 무기력한 자기자신을 쾅쾅 두드려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조금 활기차지기도 하고, 아주 조금은 분주해지기도 하니까.
자꾸 시도하고 쬐끔 부지런해지고.
여기까지라면 아름답겠지만, 그 뒤는 또 인간의 본성, 욕망과의 싸움이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처럼 바보같은 말은 없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 인간은 시간이 흐르면 양으로든 음으로든 성장하게 되어있다. 온갖 벡터가 바뀌는데 생각이 그대로라면 그것도 문제다. 적당히 처음처럼 낯설게,라는 말이면 어떨까. 함부로 부를 과시하거나 빈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겸손하게.
남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제 1의 삶의 소원이 아무 문제가 없도록, 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삶에는 늘 문제가 있다. 보통은 답이 나에게 없는 문제니까 걱정거리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에겐 나만의 방식이 있고 그 방식이 많은 부를 가져다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방식이 좋은데, 사회에서 버티는 것은 내 방식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나이가 드는 동안 비록 피부는 탄력을 잃었지만 정신은 탄탄해지는 중이고, 뭐 그렇구나 산전수전을 겪는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님이 보내준 식전기도 영상에도 나오듯이 결국 살아있다는 건 강하다는 증거....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사피엔스 읽고 있는 중이다. 너무 재미있는데 너무 집중해야 하고 너무 생각을 많이 해야 해서 힘들다. 이럴 땐 직관적으로 생각의 범위를 제한해주는 만화가 좋다. 그리하여 우울한 나를 달래고자 만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너무 쓰레기인데 성격이 나랑 너무 비슷해서 또 우울... 새삼스럽지만 나는 왜 쓰레기인가. 게다가 간만에 브런치에 돌아와보니 내가 애정하던 많은 작가님들의 브런치가 멤버십으로 바뀌었고...좋아하는데 읽고싶은데 돈이 없다고요...이거 어쩌면 돈 받아 마땅한 고품격 글을 쓸 능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회일지도? 값어치는 없지만 멤버십 없이 읽을 수 있는 읽을 거리 제공을 위해 닥치는 대로 글 좀 쓸까 싶다. 내 글이 하찮아도 원래 무료는 그런법이니까, 괜찮겠지.
일단 오늘은 자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