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먼저 읽은 남편이 이거 정말 못 멈추겠어, 라고 짧은 평가를 남겼다. 예상보다 빠르게 내 차례가 되었고 나 역시 멈추지도 못하고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읽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작가의 엄청난 글솜씨와 위화감 없는 인물의 내면 표현. 특히 몽고반점은, 펄떡거리는 생생한...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시대와 사회 안에서 함께 키워진 크고 작은 폭력에 대한 나비효과같은 느낌.
작품에선 계속 늦가을 젖은 낙엽의 냄새가 난다.
개인과 관계, 동물적 욕망과 이상에 대한 욕망, 도망칠 수 없는 생의 막연함과 인간의 삶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잔인한 고통과 지루함. 글을 읽었지만 눈 앞에 잔상이 깊게 남아 자꾸 되짚어 생각하게 되는 이 소설은, 내게 가치와 존엄이라는 두 단어를 남겼다.
인간은 참 쓸데없이 똑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