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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종 Dec 12. 2019

산타렝 전지 훈련간 만났던 사람들






26살, 대학교 3학년 나를 포함한 모든 주변 친구들이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당시였다.

안그래도 대학에 늦게 입학하고, 군에도 늦게 다녀온터라 조바심이 날 수도 있는 시기였지만,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서관에서의  빨리 어린 나이에 취업을 준비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내 인생에서 찾아 

헤매던 무엇인가를 찾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는 "형이상학적"인 어떤 것이었던 것 같다. 아직 찾지 못했을 뿐

2014년 가을, 낙엽이 흩날리는 가을 바람을 뒤로한 채 계절을 거슬러 남미 브라질에 도착했다.






산타렘 브라질, 수영을 해 옆 마을에 건너갈 수도 있다.







정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다들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직업은 있을까? 가족은 있을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길래 아마존에서 마라톤을 달릴

생각을 하는거지? 죽는게 무섭지 않을까? 등등의 생각들이 스쳐갔다.




국내에서 아마존 정글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너무 심적으로 고통이 가중이 되어 사실은

포기하고 싶었다. 학생이라는 한계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기에 수 차례 

기업과 미팅을 제안하고 담당자와 연락을 하고, 비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받았던 외부장학금을 모두 털어 브라질 출국에 올랐던 터였다.

용기있게 휴학계를 내고, 출국 전  학교에서 프랑스어 수업을 청강하며 프랑스어 권 친구가 있다면

옆에서 통역을 하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가졌다.










3개의 숙소에 선수들이 나누어 숙소에 묵었으며 매일 아침 장비를 매고  뛰어가는 동안

다른 숙소의 선수들과 눈인사를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한 숙소에 머물며 친해진 영국 선수들과

장비 점검을 교대로 하기도 하였다. 



여성부 1위를 한 조이시는 "자선 마라톤 사업가"로 마라톤을 뛰고 

전 세계에서 기부 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사실 국내에선 이런 사람이 흔하지 않기에 문화적으로 충격

이었으며, 함께 숙소에 있던 에밀리는 영국에서 박사를 마친 학생이며 취미로 마라톤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우리는 인종도 피부도 아는 사람도 전혀 만날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이며

각자 다른 삶과 방향을 가지고 길을 걸어왔으나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하다니,

이것 만으로 "인연"이라는 단어에 대해 실감했다.





정글에 들어가기 전 날, 영국인 친구 에밀리




그렇게 10명의 무리의 동료가 생겼고, 함께 새벽에 일어나 훈련을 하고

저녁엔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 살아온 삶이 너무나도 다이나믹 했다.

나미비아 사막에서 달리기를 한 이야기, 에베레스트를 오르다 포기한 이야기, 미국

산악 마라톤 대회를 달리다 여우와 마주해 너무나도 무서웠다는 이야기 등, 

살면서 이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얼마나 인생의 큰 자산이 되었는지,

이 후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토록 찾아헤매던 것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것도 

이 때 만났던 사람들의 영향이었고, 그 때부터 나의 성격도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람들에게 어떤 이해관계 없이 무엇인가를 도와준다는게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도.

프랑스 파리에서도 너무나도 곤욕스러운 시간과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지만,

이 때 만났던 친구들이 프랑스에 아는 친구들을 몇 명이나 소개시켜주어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갔다. 지금은 안부만을 묻는 친구들이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사람들.







메디컬 팀과 함께 브라질 전지훈련



2 주간 약 10명의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내며 다시한 번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그 땐 미처 알지 못했던 일,

내가 전 세계를 배낭만 메고 돌아다니게 될 줄은, 

아마존에서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과 나누었던 대화와 반짝이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 마라톤을 참가해 지금까지 달리며 나를 찾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아마존에서 찾았을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산타렝에서 보낸 2주 간의 시간을 뒤로한 채 우리는 아마존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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