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승선!
크루즈 내부는 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웅장했다.
승선하자마자 우리를 반겨주는 크리스털 장식의 중앙 리셉션홀부터 시작해서, 인천 인스파이어의 그곳이 생각나는 쇼핑몰과 스페셜티 레스토랑 거리, 배의 앞뒤 양 끝에는 밤마다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을 위한 공연장, 곳곳에 좋은 전망을 갖춘 라운지까지 완벽했다.
크루즈 위쪽으로 올라가 보니 가운데는 역시 야외수영장과 자쿠지가 있고, 조깅트랙도 갖춰져 있었다. 실내로 들어가 보니 전망 좋은 헬스장과 라운지가 있고, 다목적 체육관처럼 농구코트가 그려진 곳에선 선셋요가나 스트레칭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작은 오락실과 키즈클럽도 보이며, 배의 뒤쪽으로 가보니 워터슬라이드까지 있는 수영장이 나왔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난 후, 12층에 있는 우리 방으로 가보았다. 창문도 없는 내측 방이었지만 생각보다 넓었고, 그리 답답한 느낌도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배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움직임도 없이 고요했다. 우리는 안심한 뒤 식사를 위해 뷔페로 향했다.
크루즈 안에는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식사로 시간이 정해져 있는 정찬레스토랑 5곳과 거의 상시 운용되는 뷔페가 한 곳 있었다. 먼저 우리는 뷔페로 향했다.
벨리시마 크루즈 뷔페는 일본과 대만, 상해 등을 오가는 크루즈라 일식과 중식 코너도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선사인만큼 피자가 정말 맛있다. 피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계속 구워져 나오지만 항상 인기 있는 코너였다. 맛도 서울에 웬만한 프랜차이즈 피자집보다 맛있어서 우리도 끼니마다 잘 먹었다. 피자 하나만 해도 크루즈의 식사에 대한 만족도는 충분했다. 음식 종류나 질도 내로라하는 호텔 뷔페만큼은 아니라도 준수한 수준을 갖추고 있었다.
같은 날 저녁 우리는 정찬 레스토랑도 이용해 봤다. 정찬레스토랑의 경우 4곳 중에 우리에게 지정된 레스토랑을 이용해야 하며, 자리와 시간도 정해져 있다. 그렇지 않은 크루즈 선사도 있지만 우리가 이용한 벨리시마는 지정한 테이블에서 이른 저녁 혹은 늦은 저녁 선택하여 이용하는 형태였고 우린 이른 저녁을 선호하기에 5시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정찬 레스토랑의 경우 아무래도 직접 음식을 서빙하고, 식사인원이 많다 보니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다소 길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식사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와야 한다. 또한 드레스코드가 정해진 경우도 있어서 이를 신경 쓰지 않으면 입장이 제한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탑승한 MSC는 캐주얼한 크루즈로 알려져 있어서 복장에 크게 까다롭진 않았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야심 차게 크루즈 안에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웠다.
저녁 출항하여 다음날 이시가키, 3일 차엔 대만 지룽을 기항하고 4일 차 5일 차는 바다 위에서 항해한 뒤 6일 차 아침에 도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는지 방으로 돌아온 우리에게 선상신문(매일마다 크루즈에서의 일정과 이벤트들에 대해 알려준다.)에 아래와 같은 소식을 알려줬다.
이시가키섬 기항이 취소됐다. 그것도 악천후로 인해…. 크루즈는 작은 섬에 기항할 때는 기후에 따라 자주 취소된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크게 동요하진 않았다. 기항지가 취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1인당 25$의 크레딧을 제공해 주는 것에 기뻐하며 라운지에서 음료나 젤라또를 사 먹자 하며 좋아했다.
또 선상일정이 늘어난 것에 대해 그것 나름대로 크루즈를 즐길 수 있음에 좋아하며,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조깅트랙을 뛰고, 수영장의 따뜻한 자쿠지를 즐기겠다는 계획, 선셋 요가를 참여하고, 크루즈에서 하는 공연을 즐기고 댄스교실에서 춤도 배워보자며 이런저런 프로그램들을 확인하고 체크했다.
하지만 이시가키 기항이 취소된 사유인 악천후는 우리의 야심 찬 계획을 무너뜨리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