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1)

물질만능주의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시간

by 해일

몇 년 전 외국 Pew Research Center에서 조사한 통계자료가 한 때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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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국에 삶을 가장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하였고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나의 가족 그리고 직업이 우선이었고 그 뒤로는 건강 친구 물질적 풍요 등 다양하게 나왔다

한국은 순서가 물질적 풍요가 1위였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한국에서는 물질적 풍요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정작 ‘직업’은 그 순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직업이 단지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회사원의 기준으로 보면 하루 24시간 중 8~10시간을 일에 쓰고, 출퇴근 시간까지 더하면 하루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직업이 우리 삶에서 후순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또한, 하루 중 직업이 차지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우리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에 비해 한국에선 물질적 풍요와 건강에 순위가 밀렸다.

결국 돈이 많으면 건강과 가족이 따라오고, 어떤 일을 하는지는 상관이 없다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행히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취업에도 성공했지만, 사회초년생의 월급은 빠듯했다. 학자금 대출을 갚고 월세를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었다.

고학생이라 부르기는 어렵지만, 한 번도 돈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다. 늘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기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누구보다 물질만능주의에 가까웠다. 당시의 내게 돈은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물론 지금도 돈이 삶의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려났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일정한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 주거가 안정되고 건강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강남 아파트가 안정의 상징일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서울 근교의 작은 집이 충분한 안정을 줄 수도 있다.


과거의 나는 돈의 결핍 때문에 물질만능주의에 가까웠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이어오면서 결핍이 어느 정도 채워지고, 무엇보다 안정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낮아지면서 돈은 삶의 가치에서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대신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분명하다. 가족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우선순위이며, 여기에 덧붙여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시간’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건강하게, 또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값진 일은 없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행복한 시간을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라고. 하지만 되돌아보면, 내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 꼭 많은 돈을 써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