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다가온 나의 빛

by JE

이렇게 드넓은 지구에서 여기에 태어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널 찾았다.


삶이 흔들릴수록 나의 삶에 사랑은 사라지고 나의 감정 또한 사라져 갔다.

그렇게 어둠 속을 헤매던 중 빛 하나가 보여 그 빛으로 가니 네가 있었다.


나의 빛이 되어 빛나주던 너도 점점 어두워지고 너라는 빛이 사라지니 나 또한 다시 어둠으로 들어갔다.


나는 잠시 타오르는 촛불을 뒤로하고 나의 길을 선명히 보여주던 그 빛을 잊지 못하고 나의 기억 속에 존재시키니, 그 어느 빛보다 밝았던 그 빛을 그리워하며 다시 그 밝은 빛을 찾아 헤맨다.


다시 빛을 만난다면 나는 달빛을 만나 내가 세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너무 어둡지 않게, 내가 어둠에서 길을 잃지 않을 정도의 달빛을 만나 살아가야겠다.


너와 내가 다시 만난다면 나는 너의 빛이 되어줄 테니, 내가 빛날 수 있을 때 날 찾아와 나를 너의 달빛로 사용해 주길.


나는 기꺼이 너의 옆에서 새벽녘까지 빛나는 잔월이 되어 널 비추는 빛을 자처할 테니.
네가 어둠 속으로 들어가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맨다면 언제든 나를 찾아주길.


너의 길을 찾아주는 게 아닌 길을 찾게 도와주는 그런 사랑이 되어주리라.


나의 빛이었던 것도, 밤이었던 것도, 모두 너라는 걸 느끼기까지의 그 시간,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지금의 나는

너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잊지도 못한 채
그저 조용히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침은 온다고.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 아침이 언제인지,
아침이 내게도 올 수 있는지,
그건 아무도 답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기보다
그냥 계속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어둠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나의 빛을 기억하며 존재한다.

빛없는 삶을 배우고 아침을 찾기보다는
빛이 존재하는, 나의 아침을 포기하는 법을 배워간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세상 어디쯤에 너도 이런 어둠 속에서
빛내지 못하고 헤매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내가 힘들어했으니 너도 힘들어하길 바라는 이기적인 바람이 아닌
그저, 나 혼자만 어둠 속에 갇힌 건 아니라고
세상이 너무 잔인하지 않다고
조금만 증명받고 싶어서.

만약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건 운명이나 기적 때문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잃어버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날이 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척하며 살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오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말은 아직 끝까지 믿지 못한다.

그래서 나에겐 결말이 없다.
그저 이젠 빛나지 않는 빛을 바라보며, 버리지도 못하고 머물러 있을 뿐이다.
이게 끝이라면 너무 가벼워서 슬프고,
이어진다면 너무 늦어서 아픈 그런 자리에서.

언젠가 너를 다시 만나도
반갑지 않아야 할 텐데,
그럼에도 아마 반가울 것이다.
아주 잠깐 숨을 쉬었다가 다시 무너질 만큼.

그게 사랑이었고,
그게 우리였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끝난 빛 앞에서
여전히 네가 다시 빛나길 바라보고 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