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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봇 Aug 26. 2020

라떼의 함수 y = ax + z

꼰대와 라떼, 그리고 천방지축 Z세대의 관계

라떼의 함수 y = ax + z

꼰대와 라떼, 그리고 천방지축 Z세대의 관계



 학창시절 배웠던 1차 함수의 그래프, y라고 하는 값은 a와 x 그리고 z값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해간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겪는 'Y세대'와도 상당히 닮아 있다. 내가 만나는 X세대는 한정이 되어 있고, 그리고 Z세대 또한 한정이 되어 있다. X와 Z의 값은 결정이 되어 있고, 결국 내게 중요한 건 'a'라는 기울기 값이다. 


 가족의 품에서 원조를 받게 되는 시기를 지나, 독립하거나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의 생활을 챙기는 시점부터 우리의 생활은 철저히 '가족'보다는 '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회사에서 머무는 시간은 하루 중 1/3에 육박하며, 회사는 어느덧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생활 시간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이 된다. 어쩌면 일생에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될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그 회사라는 곳은 입사를 하게 되면 마주하는 대다수가 윗직급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결국 모든 걸 내 판단으로 결정해야 하는 이 나이에서 마주하는 그들이 바로 'X세대'라는 것이다. 


 그 X세대들과 하루 종일 지내다보면 다양한 사건들을 겪기 마련이고, 다양한 사고방식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모아 비슷한 연배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언제나 결론은 'X세대는 꼰대'가 된다. 업무를 함에 있어서 부조리하거나 부당하거나, 혹은 유연하지 않은 그런 요구나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명 한 명 늘어 놓기만 해도 1시간이 훌쩍 갈 정도로 할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꼭 그렇게 1시간 가까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 순간 누군가가(혹은 내가)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근데 이제는 그런 게 이해가 돼.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될것 같더라."


 그러면 신나게 욕하던 사람들도 대부분은 수긍하게 된다. 나도 그 나이가 되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될거라고. 그리고 지금의 Z세대,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Z에 가까운 Y세대 후배의 자유분방함을 과하다 느끼기도 하면서 다들 그 힐난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우리들이 꼰대가 되어 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야, 나도 꼰대가 되어 가는 것 같아."


 그래, 그 '라떼세대', 통칭 '젊은 꼰대'다. 예전에는 부당해 보였던 것에 익숙해지고 누군가가 거기에 저항하려 하면 '너무한 거 아냐?' 라며 분개도 하게 되는 회사사람 다 되어간다는 그 말. 결국 나도 '꼰대'가 되어 간다 라고 모두들 이야기한다. 아마 그래서 우리들이 이야기 하는 '나때는 말이야.'가  Y세대와 Z세대의 '라떼'로 풍자 되었을 것이다.


 결국은 이런 것을 본다면 '라떼'에도 함수가 있다. 바로 Y = ax + z.


[y = ax + b의 1차함수 그래프


 내가 만나고 접하는 X세대와 Z세대의 값에 따라서 결정되는 '라떼'의 값, 그게 Y이다.


 그리고 함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a'라는 기울기의 값이다. 기울기에 따라서 Y의 값은 떨어지고 올라가며, 급격하게 올라가 X와 Z값에 관계 없이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다. Y가 x와 z값과 관계 없이 단독적인 값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것이 기울기일 것이다.


 그래서 그 기울기인 'a'는 뭐냐고? 그냥 발음 그대로 '에이'.


 어떤 부당해 보이는 X세대의 발언에 대해서 내가 반응하는 '에이'가 바로 기울기다.


"에이, 그런거는 뭐 당연히 이야기해야지!" 라는 긍정의 에이라면 플러스.

"에이씨, 적당히 해야지. 이런 걸 시키고 있어." 라는 부정적인 에이라면 마이너스.


 Y세대는 그렇게 X세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더 가까운 존재이면서,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할 수 있는 세대이다. Z세대를 아무리 많이 만난다 한들, 그들을 흉내내고자 하는 것은 사실상 너무나도 어렵고 어설프게 따라하는 것은 '아재'니 '이모'니 놀림받기 쉽상이니까 갖은 노력을 해도 Z세대가 되기는 어렵다. Z 절편은 그렇다. Y가 어떤 노력을 해도 영향을 줄 수 없는 독단적인 개체이다.


 그렇지만 X세대도, Y세대도, Z세대도 다 저마다의 삶을 조화롭게 살아간다. Z세대도 X,Y세대가 영향을 주는 그들만의 함수가 존재할 것이고, 불가분의 관계가 될 것이다. 이 함수의 정해진 답은 없고, a가 높아서 '라떼'가 높아진다고 문제가 되는 것도 하나도 없다. 


 여러 개의 함수란 것은 만나는 '해(解)'가 있기 마련이기에, 아마 꼬였다고 생각하는 것들에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서로 '풀 수 있는 영역'이 기필코 존재할 것이다.


[함수는 서로가 서로에게 만나는 '해'가 있다. 특히 차수가 다른 경우, 존재한다.]


 세대란 그렇다. 마치 서로는 너무나도 달라 보이지만 분명히 공통의 영역을 같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저마다의 삶을 살아온 여러 개의 함수와도 같다. 우리는 서로 너무나도 다르다고 느끼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온 사람들이다. 세대라고 벽을 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소통한다면 아마 우리는 더 서로에게 어울리는 많은 '해'를 가지는 함수가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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