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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효신 Mar 28. 2021

내 생애 첫 아이폰

하지만 늘 익숙함으로 허우적

최근 5주년 기념일에 남자친구에게 아이폰을 선물 받았다.

실은 겨울학기 시작하기 전, 영상을 좀 제대로 배워보고자 아이폰 12 출시 전 미리 결제를 해놓고 배송을 기다렸었다. 장장 2주를 기다린 후 받은 나의 아이폰 12 pro는 카메라 안에 먼지가 낀 불량품이었고 다시 교환을 요청했다. 일주일이 흐르고 택배가 온다는 날짜에 오지 않았다. 악명 높은 독일 고객사에 애플 측과 택배사를 번갈아가며 일주일 내내 문의한 결과, 아이폰은 배송 중에 도난당했다는 것....! 럴수럴수 이럴 수가. 애플에서 다시 보내주겠다며 기다린 지 일주일, 또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겨우 겨우 연결한 애플 고객사에서는 접수가 누락되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듣고 다시 접수하고 받기까지 3주가 걸린다는 말에 부글부글 끓는 속을 눌러가며 결국 취소시켰다. 그렇게 아이폰 소동은 거진 한 달 반이 소요되었고, 수강신청한 영상수업도 결국 영상 한번 못 찍어보고 포기했다. 너무 화가 나서 사용해보기도 전에 아이폰 질려버렸고 영영 잊혀가나 싶었는데, 3년 사용한 나의 갤럭시가 메모리 부족에 끙끙 앓고 있었다. (사진을 옮기고 삭제하면 되지만 사진을 옮겨도 마음이 닳는 듯 삭제할 수 없는 이 내 마음...) 그것보다 요즘 열심인 일러스트 100일 동안 1일 1그림 그리기를 다 아이패드로 작업을 하는데 갤럭시와 애플의 호환성이 좋지 않아 불편함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남자친구가 적재적소 타이밍에 선물을 해줬다! (실은 혼자 노래 노래를 부르긴 했는데 절대 선물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 정말) 

 무튼 그렇게 새 핸드폰이 생긴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나는 갤럭시를 쓰고 있다. 회사에 일주일 휴가를 낸 기간 동안 아이폰을 열심히 익혀서 잘 써야지 했지만 아직 많이 낯설다. 아이폰 쓰는 사람은 아이폰은 직관적이라 사용하기 쉽다는데 그건 아직 잘 모르겠고 계속 써왔던 안드로이드가 훨씬 편하다. 작업용 책상 위에는 두 개의 핸드폰이 놓여있는데 늘 익숙함으로 손은 허우적댄다. 

 회사도 이번 주말이 지나고 끝이라 핸드폰 정리할 건 얼른 하고 옮길 건 옮겨야 해서 오늘은 종일 아이폰을 만지작거렸다. 필요한 어플을 깔고 폴더를 만들어 거진 다 정리했다. 그럼에도 너무 어색한 마음에 아이폰에 정을 붙여보고자 곧 다가올 4월 달력 배경화면을 쉬면서 뽀짝 뽀짝 만들었다. (한 개만 만드려고 했는데 어느새 4개가 되어버렸다.) 새 핸드폰에 점차 적응을 잘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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