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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효신 Jul 12. 2021

그동안의 일러스트

바빴던 날들을 보내며

  내야 할 에세이와 과제를 다 제출하고 이번 주 마지막 강의들만을 남겨놓고 후련한 마음이다.

그동안 주 3일 일을 하고 나머지 2일은 수업을 꽉꽉 채워 들었다. 매주마다 짧은 프레젠테이션과 과제를 했고 두 학기째 미뤄오던 철학과 인식 이론 수업을 듣고 에세이도 (드디어) 마쳤다. 그 와중에 틈틈이 주 3-4회 일러스트도 그렸다. 

나름 바빴던 여름학기를 보낸듯하다. 곧 종강이고 작년 11월부터 다녔던 회사도 이번 달이 마지막이다. 

몇 개월 내내 꽉 차있다가 모든 것이 종료되는 이 시점은 마치 탁 트인 평야 같다. 


  잠시 주어진 이 평야 같은 시간에는 해야 했던 것에 벗어나 그동안 하려고 생각만 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다시 새로운 시작선에 서면 우리는 두려움과 설렘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두려움의 감정은 소용없고 필요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았다. 새로운 일을 실행하는 것에 있어 실패는 없다. 나라는 세계는 확장되고 새로운 경험이 차곡차곡 쌓일 뿐. 



 프랑크푸르트, 2021년 독일의 여름은 아주 미적지근하다. 

일주일만 쨍하니 여름이었다가 내내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분다. 



일러스트로 기록한 여름의 조각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하늘에 옅은 빗줄기가 끊임없이 내린다.

유독 비가 많이 오는 올해의 여름. 창문을 열어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애매한 기온에 비는 끊임없이 온다.


 

이게 여름인가 싶다가도 고개를 돌려 요리조리 바라보면 나무의 잎사귀는 무성하고 빽빽하다. 

애매한 여름에 그래도 여름이에요 말하는 나무들


아주 작은 순간이 마법 같을 때가 있다.

이 날 따라 마음이 허덕였는데 문득 창밖을 보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주황색 하늘에 건물 지붕도 노란색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런 일상의 작은 순간순간이 삶을 괜찮게 만들어 주는 듯했다.

하루의 위안을 듬뿍 받은 날.


여름밤 산책. 

깜깜한 밤에 강가를 걸었다. 

온 통 깜깜한데 흰색 백조는 건너편 건물의 빛을 받아 오렌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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