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 6주 단상
교육 영상을 하나 마무리했다.
한동안 걱정이 많았다.
작업 자체보다,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더 힘들었다.
대화가 어긋나고, 감정이 닿지 않아서 몇 번이나 ‘이걸 끝낼 수 있을까’ 싶었다.
이번 영상은 재택근무 중에 정기적으로 제작해야 했던 콘텐츠였다.
나는 기획단에 있으니 시나리오를 관리하고, 최종 편집물의 퀄리티만 챙기면 된다.
하지만 이 부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편집을 맡은 분은 나보다 연배도 높고 이 일을 오래 해오신 분이었다. 그런 분께 내 경력을 내세워 수정 요청을 드리는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조심스러웠다. 매 순간 말투를 고르고, 설명을 덧붙이며 ‘이건 단순한 지적이 아니다’라는 마음을 담으려 애썼다. 작은 수정을 부탁하는 일조차 마음이 무겁고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 영상 완료되었다는 것 자체로 그저 내가 기특하다.
기적처럼 해결된 것도 아니고, 누가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흐르고,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다 보니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마음속에 작은 결론이 내려진다.
“결국은 지나간다. 결국은 완성된다.”
사실 이번 작업에서 내가 직접 촬영하거나 편집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고, 늘 마음에 걸렸다. 과연 이 결과물로 괜찮을까, 이 정도 수준으로 될까 싶은 마음이 계속 따라붙었다. 윗분들로부터 특별히 만족한다는 피드백을 들은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이 시간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상황, 실무 여건, 각자의 역량을 생각해 보면 결과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나는 아니까,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해낸 거다.
예전엔 일이 막힐 때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힘든 게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결국 끝나는 것도 분명히 오더라. 걱정은 걱정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안 풀려도 “시간이 지나고, 감정을 삭이고, 내가 할 일을 계속하면 어느 순간 결과는 만들어진다”는 걸 배웠다.
이번 제작을 통해 그 과정을 ‘견뎌낸 나’를 칭찬하고 싶다. 힘들어도, 끝까지 붙들고 있던 나.
아마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있을 거다. 또 누군가와 엇갈릴 수도 있고, 일이 꼬일 수도 있겠지.
그럴 땐 오늘을 떠올리자.
“그때도 결국 잘 넘어갔잖아. 결국 문제는 해결되고 나는 성장해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