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씨앗을 뿌려본 경험이 있나요
처음 갔던 대학원은 언론홍보학이었다.
전문성을 쌓기보다는, 업계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당시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같은 업계 사람들과 계속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졸업 무렵에는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있었고, 어느새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생각보다 금방 끝났고, 석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있었다.
그 후 대기업으로 한 번 더 이직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경력과 맞지 않는 업무, 조직 내의 역할 충돌, 일에 대한 회의감이 뒤섞인 시기였다. 막막하고 지치는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막연히 관심만 있었던 상담심리학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그 결정은 다짐에 가까웠다.
“공부가 끝날 무렵이면, 회사를 그만두든, 상황이 나아지든, 어쨌든 지금보다는 괜찮아져 있겠지.” 모든 어려움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다.
상담심리는 예상보다 더 많은 위안을 주었다.
완전히 다른 분야처럼 보였지만, 내가 해오던 일과도 맞닿아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 소통, 감정 이해 같은 부분에서 배움이 이어졌다. 덕분에 무력감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었다.
직장인이 공부를 한다는 건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공부를 하는 동안엔 “나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지 않다”는 안도감이 생겼고, 현실이 힘들어도 내가 선택한 공부가 일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위안이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직장인이 대학원을 간다는 것은 당장 눈앞의 성과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앞으로 열릴 기회의 문을 대비해 다양한 씨앗을 미리 뿌려두는 과정이었다.
그 씨앗은 당장은 자라지 않더라도,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지를 틔우고, 나를 새로운 길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당장 실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를 왜 하는지 가까운 친구, 덩료, 가족들도 물을때가 있다. 기회의 문을 열고 나만 아닌 자신감이 쌓이는 경험을 해봤는데 어떻게 멈추겠는가.
궁금하시면 그냥 저와 함께 뭐라도 시작해보시는게 어떠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