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도 하지 않을 걸 이젠 하려구요
세 번의 퇴사를 했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조금씩은 더 단단해졌고, 어느 순간에는 정말 많이 흔들렸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득 되돌아보면, 단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
처음 콘텐츠 회사에 입사해 촬영과 편집을 배웠다.
뭐든 잘하고 싶었다.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낼 정도로 몰입했다. 그때의 나는 바빴고 치열했다.
그 와중에도 가끔은 ‘내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어 공부를 더 할 걸, 재테크를 더 잘할 걸 같은 후회는 없다. 정말 아쉬운 건, 그때 내 것을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아마 못 했을 것이다. 시간도 없었고, 에너지도 없었다. (변명이라해도)그건 알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런 아쉬움이 든다.
지금 세 번의 이직과 퇴사를 지나, 마흔을 앞두고 있다.
돌아보니,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건 결국 내 걸 안 했던 것이다. 남을 위한 콘텐츠는 누구보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정작 나를 위한 콘텐츠는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늦었지만, 아주 늦은 것도 아니다.
이번엔 조금 느리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내 이야기를, 내 속도를 따라, 천천히 만들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