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는 자격증
1. 미루고 미루던 시험, 이제 한 달 남았다
그간 미루고 미루던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 실기시험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필기는 운 좋게 한 달 준비로 합격했지만, 실기는 마음이 다르다.
9월부터 시작했으니 11월 8일 시험까지 딱 한 달.
지금이야말로 ‘나와의 상담’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다.
2. “그걸 왜 해?”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추석 연휴, 간만의 가족 모임에서 언니는 말했다.
“너 상담사 할 거야? 그런 자격증은 왜 따? 이직 준비나 해야지.”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 시험은 ‘일단 쳐봐야겠다’는 감정이 너무 강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필요하단 걸 본능적으로 안것일까.
3. 퇴사 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을 때
퇴사를 하고 나서 ‘가고 싶은 직장’도 사실 별로 일하고 싶은 곳이 없었다. 두 번의 대기업 퇴사, 운 좋게 가고 싶었던 직장에서 원하던 직무로 일도 해봤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서 퇴사도 했다. 그라고 나니 더 이상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이나 기대가 사라진 요즘이다. 그나마 바라는 게 있다면 성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주도적으로 일하고 싶긴한데 그게 뭐 내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인가. 뿐만아니라 마흔을 앞두고 아직 이런 생각을 한다는게 철이 없는 거 같아 사실 어디 꺼낼 수도 없는 바람이다.
(그래도 희망은 놓지 않는다 꿈이야 뭐 꿀 수 있지 않는가)
4. 공부가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기에, 이상하게도 직업상담사 공부를 하다 보면 ‘나 자신을 상담’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여러가지 도움이 된다. 교재 속에는 나를 분석하는 도구들이 가득하다.
직무 적성, 가치관, 흥미 유형… 문제를 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내가 일에서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뭐지?’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지’
이런 질문들이 따라온다.
결국 공부가 자기탐색의 거울이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낯선 개념을 외우며 과거의 선택을 되짚고,
직무 분석 문제를 풀며 ‘내가 원하는 일의 본질’을 생각한다.
덕분에 공부 시간은 단순히 합격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나를 정리하고,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5.두려움이 사라진 이유
가끔은 두려운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게 내 커리어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이 시험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줄까?’
‘이 시간에 이력서나 포폴 정리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런데 신기하게도 예전같은 두려움은 아니다.
취업이 안될까 하는 두려움이 아니라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가에 대한 두려움이고 예전과는 다른 두려움이다
공부를 하는 동안만큼은 적어도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그런걸까.
이건 ‘도망이 아니라 훈련’이다. 내 마음이 이렇구나 확인하고 다시 집중하는 훈련. 불확실한 시간 속에서도 나를 단단히 세우는 과정이다.
합격보다 중요한 건, 나를 다시 이해하게 된 것.
그게 이번 자격증 공부의 진짜 보상이다.
오늘도 책상에 일단 앉아 해야하는 공부의 시간을 일단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