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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d em Dec 01. 2023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유연하게 피해 주고, 다시 나아가는 거야

사람들은 살아가며 다양한 것들을 회피하려 한다.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고통, 슬픔, 좌절, 시련 등의 부정적인 것들을 회피하려 하는 것이고 이를 모두 통합하여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리는 주어진 '현실'을 회피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현실이 모두 다르고 그로 인해 회피하는 현실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회피하는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당신의 현실 회피, 도피 수단은 무엇인가? 잠시 생각해 보면 우리가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들이 우리의 현실 회피 수단일 수 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모든 이들이 이러한 행위를 무의식적인 정신의 방어기제로서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나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나의 현실 회피 수단은 운동과 음악이다.


운동의 경우, 시작한 뒤 몇 분 정도 몸을 데울 시간과 몰입할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 뒤로부터는 잠시 현실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잊게 되어 운동이라는 그 땀 흘리는 '행위'에만 집중하게 된다.


음악의 경우, 듣고 있을 때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사한다. 하지만 운동과는 약간 다른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의 경우 완전히 행위자체에 몰입이 되어 현실을 잊게 해 준다면 음악의 경우는 현실에 그 음악이 대입되어 나의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꾸며주는 것 같다.


굉장히 건강한 수단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아가며 또 어떤 수단으로 교체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겪어보지 못한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더 많고 다양한 수단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못한 수단에는 무엇이 있을까.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술, 담배, 좀 더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마약,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과도한 자유의 행사 등이 있다. 물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는 이 수단들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너무 각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건강한 수단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해보는 건 어떨까. 왜냐하면 건강하지 못한 수단들은 자칫하면 스스로를 더 깊은 악순환의 굴레로 빠뜨릴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이 악화되면 모든 일에 차질이 생기듯이 말이다. 하지만 건강한 수단들은 현실 회피라는 목적성을 띠는 동시에 여타의 장점들도 얻어가게 해 준다. 건강함, 자존감 등 수도 없이 많다.


현실 회피는 나쁜 것이 아니다. 물론 계속해서 회피만 하면 그 사람에겐 미래가 없다. 현실직시 또한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언제나 직시하며 살아가기에 우리의 정신은 그리 강하지 않다. 그러니 적당한 휴식과 여유라고 생각하고 건강한 방법들을 모색해 보는 것이 인생이라는 장기 레이스에 좋은 초석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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