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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d em Nov 29. 2023

역행

때론 뒤를 돌아봐도.

아날로그, 전통, 구세대의 것들은 그저 발전의 앞에 위치한 과거일 뿐인가?


‘사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는 추억, 기억, 순간을 남기기 위해, 특정한 시간대를 이미지라는 것에 예속시켜 유지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사진의 역사는 흑백에서부터 현재는 누구나 간단하게 제작해 낼 수 있는 시대까지 왔다. 더욱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순간을 남길 수 있고 저장과 보관이 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때론 우리 사람들은, 사진을 인화한다. 발전을 역행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소수의 차별화된 생각이나 취향이 아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의 행태이자 생각이다. 나조차도, 인화된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감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당시의 감정, 그것과 엮인 또 다른 나의 감정, 꼬리를 무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단순히 우리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유형의 물질로 탈바꿈해서 그런 것인가? 빈티지, 아날로그, 전통. 이들은 모두 발전과 기술이라는 진보를 역행한다. 현대인들은 앞으로 나아가며 성취하길 원하지만 이미 성취한 것을 바탕으로 더 큰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성취감보다 더 값진 것들을 얻어내기도 한다.


과연 우리는, 정말 앞을 향해서만 나아가야 하는 걸까? 어쩌면 우리가 쌓아온 시간 속, 그 참된 의미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빛나는 것들이 그 가치를 잠시 숨긴 채 우리와 점점 멀어지면서 퇴색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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