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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d em Jan 07. 2024

헌혈

고등학교 3년 동안 2.4L의 혈액을 기부하며

나는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헌혈을 해보았다. 1학년 1학기, 선생님께서 헌혈 신청자 관련 가정통신문을 나눠주셨다. 나는 보자마자 일단 호기심에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1학년 당시 나는 키가 171 정도 되고 몸무게는 거의 80 가까이 도달한 건장(?)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조건에는 문제없이 들어맞았다. 하지만 당시 부모님의 반응은 약간 조심스러웠다. 아무래도 첫 헌혈이었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는 살짝 걱정이 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학교 특성상 한 반에 거의 남학생이 2~3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 반에서 신청자는 나 포함 3명 정도밖에 안 됐던 걸로 기억한다. 첫 헌혈 당시에는 관련 주의사항들을 철저하게 지켰다. 그땐 어느 정도의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 난 원래 겁이 많은 성격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헌혈을 할 때 주삿바늘은 꺼려지곤 한다.

3년 동안 모은 기부권 6장이다!


헌혈을 한 뒤에는 기념품(?)을 고를 수 있었다. 햄버거 쿠폰, 영화관람권, 목욕세트, 손톱깎이 세트, 헌혈기부권, 문화상품권 등이 있었는데 헌혈 기부권을 고르면 5000원이 자동으로 기부가 된다. 착한 일을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딱히 그 외에는 가지고 싶은 게 없기도 해서 난 총 6번의 헌혈동안 30000원을 기부하게 됐다.


헌혈을 하며 생긴 의문점이 있다. "왜 혈액은 항상 부족하지?"라는 의문이었다. 뉴스나 인터넷을 보면 혈액 보유량은 거의 항상 부족하다. 금전적 기부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나 또한 용돈 받고 생활하는 입장에서 금전적인 기부는 힘들다!) 하지만 헌혈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혈액은 우리가 살아있기만 하면 계속적으로 만들어진다. 물론 선단공포증이라든가,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서 헌혈을 못하는 경우는 당연히 헌혈을 못하는게 맞지만 건강한 성인은 헌혈을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다! 아마 헌혈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안'한다는 개념보다는 '굳이?'라는 개념이 더 적합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큰 어려움 없이 30여분 정도를 투자해서 기부하는 혈액은 누군가에게는 새 삶을 선물해 줄 수 있다. 이 얼마나 값진 경험인가.


나는 혈액형이 O형이다. 헌혈 어플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면 항상 O형의 혈액형이 제일 부족하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진다(O형의 피는 혈액형과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해서 굉장히... 대단하다!) 그렇게 난 3년 동안 꾸준히 헌혈을 하고, 이번 겨울방학 때 전교생 앞에서 헌혈 관련 표창장을 받았다.

자랑스러운 헌혈 표창장
2월 6일에 바로 헌혈하러 갈 예정이다.

이 글은 절대 독자들에게 헌혈을 강요하는 글이 아니다. 그저 헌혈에 대해 '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분들에게 헌혈이라는 귀중한 기부 활동의 존재를 나의 느낀 점과 엮어서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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